양돈장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를 때려 숨지게 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사체를 인근 숲에 구덩이를 파고 묻으며 유기했다가, 죄책감에 시달려 결국 범행 4년 만에 자수한 5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강OO(50)씨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한 양돈장에서 일을 했는데, 평소 알고 지내던 A(38)씨에게 양돈장에 와서 자신의 일을 돕도록 했다.
그런데 A씨가 정신 연령이 낮고, 알코올 중독으로 술을 자주 마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양돈장을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해 강씨는 A씨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2004년 5월 중순경 A씨가 일을 하지 않고 낮에 나갔다가 오후 10시경이 되어서야 돌아오자, 강씨는 ‘술을 적게 마시고 열심히 일을 하자’는 취지로 훈계를 했다. 이때 A씨가 “사실은 사둔 술을 몰래 꺼내 마셨다”고 말해 강씨는 순간적으로 격분하게 됐다.
이에 강씨는 손으로 A씨의 뺨을 수회 때리고 주먹으로 가슴을 때렸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강씨는 마침 그곳에 있던 각목으로 A씨의 등 부위를 수회 때리고, 또 정수리 부분도 내리쳤다.
심한 폭행을 당한 A씨는 갈비뼈 3개가 골절되고, 이마 부분부터 정수리 뒷부분까지 두개골이 골절되는 중상해를 입었고, 결국 A씨는 뇌손상 등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강씨는 A씨가 뜻밖에 숨을 거두자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지 않도록 사체를 양돈장에서 약 80m 떨어진 숲 속으로 끌고 가 바닥에 눕히고, 주변의 돌을 모아 덮어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자 강씨는 그 다음날 그곳으로 가서 삽으로 구덩이를 파고 사체의 옷을 벗겨 내서 알몸으로 만든 다음 구덩이에 눕히고 흙을 덮고 돌을 쌓아 사체를 유기했다.
강씨는 자신의 범행에 대한 정신적 충격으로 자살을 시도하거나 환청에 시달리다가 죄책감에 범행 4년 만에 자수했다.
하지만 강씨는 “A씨를 폭행한 것은 사실이나, A씨가 구타를 당한 이후에도 별다른 문제없이 발을 씻고 잠을 잤는데 아침에서야 사망한 것을 알았다”며, “A씨의 사망은 폭행 때문이 아닌 평소 알고 있던 간질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박평균 부장판사)는 11월27일 사해치사,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씨에게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피해자가 평소 간질증세가 있었더라도 각목 등으로 두개골과 갈비뼈 3개에 골절상을 입었으면 그 고통이 극심했을 것임에도 평소처럼 발을 씻고 잠을 잤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두개골 골절 등의 상해는 그 자체로 치명적인 점에 비춰 간질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은 양돈장에서 자신의 일을 도와주던 피해자가 술을 몰래 마셨다는 사소한 이유로 별다른 저항조차 하지 않은 피해자를 갈비뼈와 두개골 등이 골절될 정도로 각목으로 무자비하게 구타해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 이후 2회에 걸쳐 사체의 옷을 벗기고 인적이 뜸한 숲속에 암매장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사체를 유기한 점 등에 비춰 범행의 죄질 및 범정이 중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비록 피고인이 자수했지만 주요부분에 대해서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피고인에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에게 특별한 연고자가 없어 영원히 은폐될 수도 있었음에도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죄책감으로 자수함으로써 범행이 드러나게 된 점, 피고인 또한 지난 4년간 자신의 범행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자살을 시도하거나 환청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사체 암매장 죄책감에 4년 만에 자수한 50대 중형
제주지법 “징역 8년…숲속 암매장 등 범행이 치밀해 죄질 중해” 기사입력:2008-12-01 12: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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