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촛불시위 진압명령에 반발해 부대를 이탈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지휘관으로부터 불법·폭력진압 명령을 지시받았다고 폭로한 전투경찰 이길준(23)씨에게 법원이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한편, 검사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지난 18일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지난 2월 전투경찰순경으로 자원입대한 이길준 의경은 지난 4월 서울중랑경찰서 방범순찰대에 배속됐다.
그런데 지난 5월27일부터 3박4일간 외박을 나갔다가 2회에 걸쳐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전투경찰으로 복무하는데 회의를 느끼고 병역을 거부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이 의경은 지난 7월23일 특별외박 허가를 받고 외출했다가 귀대시각이 지난 7월31일 수차례에 걸쳐 복귀명령을 받고도 부대에 복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난 7월24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위 현장에 물대포가 왔으나 ‘설마 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물대포는 2시간 넘게 기다렸다. 명분을 얻기 위해 시위대의 선제공격을 기다렸던 것이다. 지휘관들이 카메라에 찍히지 않도록 시위대를 보이지 않게 때리라고 교육시켰다. 촛불집회는 스물을 갓 넘은 청년들이 얼마든지 권력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 이상 그것을 유지하는 일에 복무할 수는 없었다”라고 폭로했다.
또 지난 8월2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석방된 이후 부대에 복귀했으나 이날 4회에 걸쳐 방범순찰대장으로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열리는 곳으로 출동하라는 명령을 받고도 불응했다.
이로 인해 이 의경은 전투경찰대설치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상철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이 의경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재판과정에서 “전·의경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위법·부당한 시위진압에 더 이상 동원되지 않으려는 이유로 양심상의 결정에 따라 근무지로 복귀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의경 제도에 대한 회의를 이유로 전투경찰이 시위진압 임무를 자신의 양심을 내세워 거부하는 것은 헌법이 정하는 양심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 아니고, 피고인이 치안업무의 보조를 임무로 하는 전경으로 근무지에 복귀하는 것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시위진압경찰의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폭력적, 불법적인 시위 진압 방법을 강요받았음을 전제로 위법한 시위진압에 더 이상 동원되지 않기 위해 근무지로 복귀하지 않거나, 출동명령에 불복종한 것이 양심상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언론 인터뷰에서 상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와 관련, 이씨는 “전·의경 제도의 문제점을 외부에 알리려는 취지에서 말했을 뿐이고, 기자들이 지휘관의 이름과 구체적인 지시내용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으나 부대와 동료들을 보호하기 위해 밝히지 않아 명예훼손의 고의가 없었고, 또한 적시한 사실은 허위의 사실이 아니라 진실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말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중랑경찰서 방범순찰대의 지휘관 특히 피고인을 직접 교육하는 지휘관은 그 수가 적고 특정돼 있으므로, 특정인의 이름과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더라도 그 적시한 사실이 명예훼손적 내용을 담고 있다”며 “다만 해당 소대장이 처벌을 원하지 않아 반의사 불벌죄에 의해 이 부분은 공소기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인 점, 원하지 않는 시위진압업무를 수행하던 중 전·의경 제도의 문제점 등에 대해 불만을 갖고 범행에 이른 점, 피고인이 향후 근무지에 복귀해 의경으로 근무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점, 전투경찰대설치법 시행령에서 ‘전투경찰순경이 복무 중 1년6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때에 당연히 퇴직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말했다.
“촛불시위 진압거부는 '전경' 양심의 자유 아니다”
서울북부지법, 진압거부 전투경찰 이길준 씨에게 징역 1년6월 기사입력:2008-11-20 14: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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