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사장 아들 학생부 위작한 교감 선고유예

김한성 판사 “잘못 뉘우치고, 20년 넘게 교사로서 성실히 근무해” 기사입력:2008-11-17 10:11:47
학교법인 재단이사장 아들의 학생생활기록부를 거짓으로 조작해 기재한 혐의로 기소된 교감에게 법원이 선고유예로 선처했다.

선고유예는 범죄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범죄인에 대해 일정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범죄 없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되는 제도를 말한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강OO(55)씨는 1984년 부산 금정구에 있는 B고등학교에 영어교사로 부임해 2006년 3월부터는 3학년 1반 담임으로, 2007년 3월부터는 재단계열 B중학교 교감으로, 지난 3월부터는 다시 B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해 왔다.

그런데 강씨는 2006년 12월초 고등학교 진학지도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관리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집속해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학생생활기록부 내용을 입력하게 됐다.

이때 강씨는 학교 재단이사장 정OO씨의 아들인 정 군의 생활기록부 내용 중 ‘출결 상황’에 수업일수 90일간 전부 출석한 것으로 입력하고, ‘특별활동상황’으로 정 군이 독서반에 소속돼 자치활동 16시간 등 총 59시간을 활동한 것으로 입력한 후 ‘열심히 활동함’이라고 기재했다.

또 ‘체험활동상황’으로 정 군이 2006년 9월1일부터 8일까지 7일간 미국에 있는 Y대학에서 해외 선진문화 체험활동을 한 것으로 입력했다.

그러나 사실 정 군은 2006년 6월30일에 B고등학교에 편입해 강씨가 담임을 맡고 있는 3학년1반에 배정됐으나, 그해 8월16일 Y대학 의예과에 입학하기 위해 출국한 후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아 정 군이 독서반 활동을 하거나 체험활동을 한 사실도 없었다.

이로 인해 강씨는 공전자기록위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형사9단독 김한성 판사는 최근 강씨에게 징역 6월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당시 재단이사장의 아들인 정 군이 국내 고교졸업 학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줄 목적으로 이 같이 허위내용을 입력해 공전자기록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중 정 군에 대한 학생생활기록부를 거짓으로 조작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다만 “피고인이 나름대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20년 넘게 교사로서 성실하게 근무한 점, 이 사건 범행에 있어서 특별히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선고유예를 내린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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