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70대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70대 할아버지에게 법원이 자식들이 남은 아버지에게라도 효도를 다하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점 등을 안타깝게 여겨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74)씨는 지난 8월23일 가족들과 함께 거제시에 있는 셋째 딸의 집들이 방문을 했는데, 이날 A씨는 처인 B(75·여)씨에게 다음날 교통체증을 우려해 아침 일찍 부산으로 출발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처가 이를 묵살해 결국 늦게 출발해 교통체증으로 시달리게 되자 화가 난 A씨는 계속 술을 마셨다. 그러던 중 처가 “인제 술 그만 쳐 먹고 누워 자라”고 말한 것에 화가 난 A씨는 손바닥으로 처의 뺨을 수회 때리고 주먹으로 가슴을 때렸다.
폭행을 당한 B씨가 술을 꺼내려 냉장고로 다가가는 A씨를 양팔로 가로막자, A씨는 양손으로 처의 몸을 밀어 머리를 바닥에 부딪치게 하는 등 폭행을 가했다.
결국 B씨는 두부·안면부손상을 입었고, 다음날까지 거실에서 정신을 잃고 누워 있던 B씨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이로 인해 A씨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고종주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며 선처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처인 피해자와 사소한 말다툼 끝에 피해자를 폭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써 죄질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범행의 결과가 매우 중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평생을 같이 해 온 반려자가 자신의 순간적인 행동으로 인해 사망하게 된 데 대해 깊이 자책하면서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오면서 평소 두 사람 사이는 특별한 문제없이 대체로 화목했으며, 이 사건 범행도 사전에 의도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와 함께 딸의 집들이 방문을 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시작해 심기가 불편해진 상태에서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식들도 어머니를 잃은 깊은 상처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가족 내에 일어난 불행한 사태로 인해 더 이상 가족들이 고통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제 아버지에게라도 여생 동안 효도를 다하고 싶다는 뜻을 보이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특히 “자신의 잘못으로 야기된 뜻밖의 불행한 사태에 대해 생애의 남은 기간 동안 피고인은 두고두고 뼈저린 후회와 말로 다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추단되며, 이 또한 일종의 큰 벌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며 “이러한 정상을 특별히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사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아내 폭행치사 할아버지…자식들 탄원 호소로 선처
부산지법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피고인도 여생 두고두고 후회할 것” 기사입력:2008-11-13 14: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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