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아버지가 중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때리는 것도 모자라, 외도를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아버지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20대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선처하며 석방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OO(25)씨는 평소 자신의 아버지(66)가 파킨슨병 등에 걸려 고생을 하는 어머니를 종종 때리고, 심지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것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깊은 연민을 가진 반면 그에 상응해 아버지에 대한 심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4일 밤 11시경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에게 “더 이상 어머니를 고생시키지 말고, 어머니와 이혼하고 어머니에게 집과 주식을 전부 주라”고 말했다.
이에 아버지가 화를 내자, 이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고 아버지의 뺨을 때리고, 주먹으로 얼굴과 배를 마구 때려 코피가 나고 얼굴에 멍이 드는 등의 상해를 가했다.
당시 아버지는 이씨의 폭행을 피해 밖으로 도망갔다가 다음날 새벽 1시경 부산 기장읍에 있는 모 사찰 주차장에서 허혈성 심질환 등으로 사망했다.
한편 피해자를 사찰까지 태워주었다는 택시기사인 참고인에 따르면 피해자는 택시에 탈 때 누군가에 쫓기 듯이 헐레벌떡 탔고, 런닝과 파자마 차림에 코밑에 피가 묻어 있고 얼굴과 팔에 상처가 있었으며, 택시에서 내리지도 못해 부축해 겨우 내렸다고 진술했다.
이로 인해 이씨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최은배 부장판사)는 지난 8월 이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피해자의 얼굴과 배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해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고인의 이와 같은 범행은 비윤리적이고 패륜적인 행동일 뿐만 아니라, 범행 결과도 참고해 그에 상응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가 어머니를 종종 때리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던 중 술에 취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으며, 누구보다도 피고인 자신이 범행 결과에 대해 평생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점,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이 같이 판결이 나자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부산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우성만 부장판사)는 최근 이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며 석방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피고인이 부친인 피해자를 폭행해 얼굴, 어깨, 팔, 옆구리에 피멍이 드는 등의 상해를 가하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허혈성 심질환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범행의 내용이 반인륜적인 데다가 그 결과가 중한 점에서, 피고인의 죄책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면서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는 처와 결혼한 이후 술에 탐닉해 지내면서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외도를 일삼아 처가 우울증에 걸리게 된 점, 이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더 이상 외도 등으로 모친을 고생시키지 말라고 했다가 말다툼을 벌이게 되자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폭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데에는 피해자의 처가 피고인을 만류하면서 피해자를 집밖으로 내보내자 피해자가 비가 오는 밤에 러닝셔츠와 잠옷 바지만 입고 신발로 신지 않은 채 택시를 타고 사찰 주차장으로 감으로써 지병인 허혈성 심질환을 악화시킨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의 처가 당뇨병과 우울증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애타게 호소하고 있고, 누나와 큰아버지, 외삼촌들, 친구들, 아르바이트 업주 등도 한 마음으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1심이 선고한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모친 학대하는 아버지 폭행치사 20대 항소심 선처
1심 징역 2년→항소심 “모친 등이 선처 애타게 호소해”…집행유예로 석방 기사입력:2008-11-10 13: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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