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교장에 대해 교사가 교육청 홈페이지에 다소 격정적인 표현으로 비난 글을 올렸더라도, 그 글의 내용이 사실이고 상급기관에 진정을 통해 시정하려는 것이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아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A(63)씨는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모 중학교 교장이고, B(45)씨는 이 학교 교사.
그런데 B씨는 매년 시행해 오던 방학중 학교야영활동을 학부모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교장인 A씨가 허락하지 않자, 2005년 7월 2회에 걸쳐 부산교육청 및 부산북부교육청 홈페이지 전자민원창구 묻고답하기 게시판에 ‘이런 교장도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게시글 내용을 보면 “교육감님의 투철한 교육관에 역행하는 비교육적이고 비상식적인 행위가 교장의 독단에 의해 자행해져 다른 지역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는 부산교육에 좋지 않은 오점이 되기에”라고 기재돼 있었다.
또 방학중 학교야영활동과 관련해 “올해 갑자기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다. 우리 학교와 같이 교장의 기분에 따라 학생과 교사의 활동이 결정되어도 좋다는 말인가?. 전교조 선생님들의 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학생들과의 야영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이에 교장 A씨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B씨가 교육청 홈페이지에 교장인 자신을 모욕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공연히 유포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3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부산지법 민사16단독 박원근 판사는 최근 교장 A씨의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어떤 표현행위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 여부는 당해 표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인이 그 표현을 접하는 방법을 기준으로 그 표현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표현의 구체적인 내용 뿐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까지 고려해서 그 표현내용이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런데 피고의 게시글 중 방학 중 야영활동에 관한 부분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보면, 피고에게 명예훼손의 의도가 있었다거나, 게시한 글로 인해 원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전체적인 취지는 원고가 교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도 연례행사로 시행해 오던 방학 중 야영활동을 학부모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갑자기 이를 불허하자 그 불허사유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던 중 상급기관인 교육청에 이 같은 내용을 진정해 이를 시정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판사는 그러면서 “피고가 올린 글은 대체로 객관적인 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이고, 피고가 ‘비교육적이고 비상식적인’, ‘일방적’, ‘독단적’ 등 다소 격정적이고 비판적이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인정되나, 이는 피고가 원고의 방학 중 야영활동 불허에 대한 단순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봄이 상당해 원고가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교육청에 교장 비난 글 올린 교사 손배책임 없다
박원근 판사 “내용이 사실이고…상급기관에 진정해 시정하려고 한 것” 기사입력:2008-11-04 13: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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