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부녀자 납치해 금품 빼앗은 일당 4명 중형

대구지법 “징역 5년부터 10년…범행방법 매우 대담하고 위험해” 기사입력:2008-11-03 10:48:25
심야에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혼자 가는 부녀자를 납치해 돈을 빼앗은 20대 4명에게 법원이 징역 5년부터 10년을 선고하며 중형으로 다스렸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스무 여덟 동갑내기 친구사이인 박OO씨, 나OO씨, 곽OO씨는 지난 6월14일 새벽 1시경 대구 남구에 있는 한 PC방에 모여 심야에 도로를 지나가는 부녀자를 납치해 금품을 빼앗기로 공모했다.

이후 이들은 PC방에서 나와 나씨가 박씨가 타고 나온 승용차를 운전하고 박씨는 조수석, 곽씨는 조수석 뒷좌석에 승차해 범행대상을 물색하던 중 이날 새벽 1시30분께 그곳을 걸어가고 있던 A(28·여)씨를 발견했다.

이에 박씨와 곽씨가 승용차에서 내려 A씨를 몰래 뒤따라가 곽씨가 주먹으로 A씨의 얼굴을 마구 때려 바닥에 쓰러드린 뒤, 박씨는 A씨의 다리를 들고 곽씨는 팔을 들어 승용차에 태웠다.

이에 A씨가 발버둥치며 반항하자, 곽씨가 발로 A씨의 얼굴을 밟고, 박씨는 미리 준비한 테이프로 A씨의 얼굴을 손을 묶어 반항하지 못하도록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리고 A씨의 핸드백에서 현금 5만원과 선글라스, 스카프 등 130만원 상당의 물품을 빼앗고, 협박해 현금카드 비밀번호를 물어 알아낸 뒤 인근 현금지급기에서 65만원을 인출했다.

또 이들은 6월24일 밤 12시 PC방에서 다시 모여 범행을 공모한 뒤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범행대상을 물색했다. 그러다가 대구 남구의 모 빌라 앞에서 걸어가고 있던 B(22·여)씨를 발견했다.

그러자 이번엔 박씨가 승용차에서 먼저 내려 주먹으로 B씨의 얼굴을 때려 기절시킨 뒤 곽씨와 함께 B씨를 들어 승용차 뒷좌석에 태우고 테이프로 얼굴과 손을 묶어 반항을 제압했다.

그러고는 험한 인상과 폭언을 하며 겁을 준 뒤 B씨에게 어머니에게 전화하도록 시켰다. 그런 다음 “100만원을 통장으로 10분 안에 입금시켜 달라”고 요구했으나, 조금 뒤 B씨의 휴대전화로 경찰로부터 전화가 오자, 화가 난 박씨가 “100만원 가지고 무슨 신고를 하냐”며 주먹과 발로 B씨를 마구 때리고 현금과 휴대폰 등을 빼앗았다.

뿐만 아니다. 이들의 범행수법은 더욱 대범해져 갔다. 6월22일 PC방에 모인 이들은 나씨가 택시기사로 근무했던 택시회사 차고지에 침입해 승용차를 훔친 다음 그 승용차를 운전해 다니면서 부녀자를 납치해 금품을 빼앗기로 모의했다.

이에 PC방을 나온 이들은 이날 새벽 2시경 나씨가 근무했던 택시회사 차고지에 몰래 들어가 자동차 열쇠가 꽂힌 채 주차돼 있던 시가 30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타고 도망쳤다.

그러고는 훔친 승용차를 타고 범행대상을 물색하던 중 이날 새벽 4시경 대구 서구에 있는 한 노상에서 그곳을 걸어가던 C(19·여)양을 발견하자, 박씨와 곽씨가 내려 몰래 뒤따라가 박씨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린 뒤 C씨를 들어 뒷좌석에 태웠다.

C씨가 발버둥치며 반항하자, 범행에 뒤늦게 가담한 김OO씨와 곽씨가 손과 발로 얼굴과 몸을 누르고 테이프로 눈과 손을 묶어 반항을 제압한 뒤 현금 1만원을 빼앗았다. C양은 이 과정에서 7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 찰과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C양을 내려 준 이들은 다시 범행대상을 물색하다가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 노상에서 혼자 걸어가던 D(43·여)씨를 발견하자, 박씨가 차에서 내려 D씨를 몰래 뒤따라가 가서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 넘어뜨리고 발로 배 부위를 수회 걷어 차 반항을 제압했다.

그러고는 박씨는 D씨의 핸드백에서 현금 15만원, 휴대폰 등 시가 80만원 상당의 물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로 인해 이들은 강도상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대구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이정호 부장판사)는 최근 범행을 주도한 박씨와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또 곽씨에게는 징역 7년, 나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피고인 김씨는 범행에 깊이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2003년 11월 대구고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대구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지난해 4월 출소했음에도 이번 범행에 가담해 가중처벌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장한 성인인 피고인들이 밤길을 혼자 걸어가고 있는 여자를 범행 대상으로 물색한 다음 다짜고짜 폭행을 가해 무방비 상태로 만든 후 피고인들이 탑승하고 있던 차량에 태우고 신용카드 등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돈을 인출하는 등 범행방법이 매우 대담하고 위험하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 박씨의 경우 이 사건 범죄를 주도적으로 행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정도가 더욱 강하다”며 “게다가 피고인들은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것을 포함해 이미 여러 차례의 범죄전력이 있음에도 자중하지 않고 다시 어울려 범죄를 저질러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모든 피해자들과 합의했으며, 피고인들의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하며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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