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평수 뻥튀긴 허위광고…입주자에 위자료 줘야

대법, 입주자 정신적 위자료는 인정…재산상 손해는 인정 안 해 기사입력:2008-11-02 21:44:49
건설회사가 아파트 평수를 부풀려 분양광고했다면 ‘허위광고’에 해당하는 만큼 입주자들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기업 건설회사인 K사는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33평형과 43평형 아파트를 짓고 2002년 4월부터 분양했다.

그런데 K사는 43평을 대해 “K사만의 특별설계! 면적은 4평 넓게! 가격은 4평 싸게! K사가 특허출원한 새로운 평면으로 면적은 4평 넓어지나 분양가는 종전 그대로!”라는 등의 분양광고를 냈다.

하지만 실제로 4평 넓게 제공한 것이 아니었다. 이에 43평 입주자 67명은 “K사가 일반 아파트의 발코니 면적을 전용면적화해 거실면적으로 4평 이상 추가 공급해 주는 것처럼 광고를 했으나, 실제로는 그러한 면적의 추가 제공을 하지 않았으므로 허위광고인 만큼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용면적 4평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분양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했으므로 이러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대구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이영화 부장판사)는 2006년 5월 입주자 67명이 대기업 K건설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아파트 43평형의 수분양자들로 하여금 다른 일반 아파트의 43평형보다 면적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오인하게끔 광고한 것으로서, 이는 피고가 거래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관해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 해당해 기망행위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는 거실·안방 면적을 4평 정도 추가로 공급한다는 위 광고에 속아 이 사건 아파트 43평형을 분양 받게 된 원고들에게 4평에 관한 분양가 상당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인 대구고법 제3민사부(재판장 황한식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입주자들의 재산상 손해는 인정하지 않았고, 다만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부분은 받아들였다.

재산상 손해와 관련 재판부는 “피고의 허위광고행위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분양계약상의 목적물과 일치하는 아파트를 공급했고 분양 받은 아파트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들에게 어떠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위자료와 관련, 재판부는 “피고의 허위광고행위가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함으로써 아파트를 분양 받은 원고들로 하여금 분양 받는 아파트의 면적 등을 오인하게 했고, 이는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하는 부당한 광고행위로서 위법하다”며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허위광고행위로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대법원 제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입주자들이 K건설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공급한 아파트의 구조, 면적 등이 아파트 공급계약서와 일치할 뿐만 아니라 광고에서 기대했던 분양면적 등에 비해 실제 아파트의 분양면적 등이 못하다는 점 때문에 아파트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어 원고들에게 어떠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산상 손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위자료 부분은 원심과 같이 인정했다. 재판부는 먼저 “피고와 같이 대기업이 시공하고 분양하는 아파트의 구조, 면적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파트의 광고 내용의 진실성에 더 높은 신뢰와 기대를 가지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 일반인의 신뢰나 기대는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허위광고행위로 인해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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