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정족수’ 1명 부족해 간통죄 네 번째 합헌

재판관 4명은 합헌 vs 재판관 5명은 위헌…가까스로 합헌 결정 기사입력:2008-10-30 22:12:03
헌법재판소는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 형법 제241조 간통죄에 대해 네 번째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모습 헌법재판관 9명 중 4명이 합헌 의견을 냈고, 과반수인 5명이 위헌(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그러나 위헌결정이 되려면 재판관 3분의 2인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위헌의견이 많았음에도 합헌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30일 탤런트 옥소리씨 등이 제기한 간통죄 위헌법률심판 사건과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합헌의견을 낸 이강국, 이공현, 조대현 재판관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법정형으로 징역형만을 규정하고 있으나, 그 상한이 높지 않고, 죄질이 가벼운 경우 선고유예까지 선고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간통이 사회질서를 해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우리의 법의식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혼인과 가족생활의 해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간통 및 상간행위에 대한 사전예방의 강한 요청에 비추어 간통 및 상간행위를 형사처벌하기로 한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인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와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가족생활의 초석인 혼인관계를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혼인관계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는 간통 및 상간행위는 법이 개입할 수 없는 순수한 윤리적·도덕적 차원의 문제는 아니므로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위헌의견을 낸 김종대, 이동흡, 목영준 재판관은 “개인의 내밀한 성생활의 영역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라는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법익균형성을 상실한 것”이라며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또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위 모두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세계적으로도 간통죄를 폐지하는 추세이고, 간통 및 상간행위의 형사처벌이 일부일처제와 가정보호·부부간의 성적 성실의무 보호·여성의 보호에 실효적인 기능을 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아가 간통죄의 예방적 기능에도 의문이 있고 오히려 다른 목적을 위해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수단의 적절성 및 피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위헌의견을 낸 송두환 재판관은 “간통 및 상간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합헌의견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간통 및 상간행위에는 행위의 태양에 따라 죄질이 현저하게 다른 수많은 경우가 존재함에도 선택의 여지없이 반드시 징역형으로만 응징하도록 한 것은 책임과 형벌간 비례의 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김희옥 재판관은“간통 및 상간 행위의 유형 중 단순히 도덕적 비난에 그쳐야 할 행위 또는 비난가능성이 없거나 근소한 행위 등 국가형벌권 행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행위에까지 형벌을 부과해 법치국가적 한계를 넘어 국가형벌권을 행사한 것으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1990년 9월, 1993년 3월, 2001년 10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형법상 간통죄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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