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아버지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엄벌

서울중앙지법 “징역 5년…고도의 사회적 비난 마땅한 패륜적 범행” 기사입력:2008-10-29 16:21:45
평소 술을 자주 마시는 아버지에게 불만을 품고 아버지를 마구 때려 13개 늑골 골절 등 중상을 입혀 숨지게 한 철부지 20대 아들에게 법원이 엄벌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OO(29)씨는 지난 5월26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58)가 술을 마시러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왜 술만 먹으려고 하냐. 자식새끼들은 차비가 없어서 걸어 다니는데 차라리 나가 죽어라. 자식들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느냐”고 따졌다.

정씨는 그러면서 아버지의 어깨를 붙잡아 벽과 장롱에 밀어 수회 부딪히게 하고,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리고 차 아버지에게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가했다.

그럼에도 정씨는 아버지를 안방에 그대로 방치하고 자신의 방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오전 혼자 아침식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정씨의 아버지는 다음날 오후 흉부손상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채로 발견됐고, 어찌나 심하게 폭행을 당했는지 흉복부 전면에 광범위한 근육간 출혈이 있었고, 13개의 늑골이 골절된 상태였다.

한편, 정씨의 아버지는 평소 식사를 거르고 술을 마실 정도로 술을 자주 마셔 다른 사람에 비해 마르고 기력이 없었고, 사건 당시에도 아들의 구타에 대해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맞고만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정씨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서울중앙지법 제26형사부(재판장 배기열 부장판사)는 최근 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자식으로서의 보은의 의무를 저버리고 연로해 저항할 방법이 없었던 아버지를 벽에 밀치고 가슴과 등을 수회 때려 늑골 골절 등을 가하고 이로 인해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 자체가 고도의 사회적 비난을 받음이 마땅한 패륜적 범행”이라고 밝혔다.

또 “범행 직전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완력을 사용해 제압해야 할 만한 긴급하고도 불가피한 상황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평소 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불만과 울분이 터지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1년 전에도 피해자를 길거리에서 폭행했다가 불기소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실형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의 나머지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피고인 또한 어린 시절 피해자의 폭력으로 인해 고통 받아 왔던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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