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날아간 골프공에 캐디 다치면 과실치상죄

대법, 캐디에 전치 7주 상해 입힌 50대에 벌금 200만원 확정 기사입력:2008-10-27 10:03:00
골프 경기 도중 무리한 스윙을 하다가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뒤에 있던 경기보조원(캐디)한테 골프공을 날려 다치게 했다면 과실치상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OO(58)씨는 2006년 9월1일 전북 군산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일행 3명과 골프경기를 했다. 그런데 정씨는 골프공을 멀리 보낼 욕심으로 무리한 스윙을 하던 중 중심이 무너지면서 왼발이 뒤로 빠져 골프공을 치다가 정씨의 등 뒤 8m 지점에 서 있던 경기보조원 김OO(여)씨의 하복부 치골 부분을 맞혀 전치 7주의 요추추간판탈출증 등의 상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정씨는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장수영 판사는 지난 4월 정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정씨는 “이 사건 사고는 골프를 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피고인이 골프공을 빗 맞힌 행위를 과실로 볼 수 없고, 설사 과실이라 하더라도 스포츠 과정 중에 발생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장진훈 부장판사)는 지난 7월 정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대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사건은 피고인이 골프 경기 도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공을 쳐 피고인의 뒤쪽에 서 있던 피해자를 맞힌 것으로서, 이는 골프라는 스포츠경기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으로 피고인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권투나 유도 등 상대방 신체의 상해가 예견될 수 있는 스포츠에서 규칙을 지키며 경기를 하는 이상 이에 수반된 상대방의 상해는 피해자의 승낙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이 사건은 피고인의 골프 경기 도중 발생한 것으로서, 골프라는 스포츠가 통상 상대방의 상해를 수반하는 운동 경기라고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더구나 피해자는 통상 공이 날아가는 방향이 아닌 피고인 뒤쪽에 서서 경기를 보조하는 등 경기보조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주의의무를 마친 상태였고 자신이 골프 경기 도중 상해를 입으리라고 쉽게 예견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에서 상해에 대한 피해자의 명시적 혹은 묵시적인 승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의 행동에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대법원 제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최근 정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골프 경기를 하던 중 골프공을 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자신의 등 뒤편으로 보내어 등 뒤에 있던 캐디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라도,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고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서 과실치상죄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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