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10년 동안 근무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만약 직장을 그만둘 경우 10억원을 배상하기로 회사와 맺은 ‘영업비밀 보호 약정’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D사가 “약정을 어기고 퇴사했으니 10억원을 물어내라”며 전 직원 김OO(45)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깨고 “약정은 무효로 물어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다니던 회사가 도산된 이후 2001년 1월 D사에 경력 입사한 김씨는 일본 업체와의 기술제휴 및 개발책임자로 근무했다. 회사 측은 김씨의 중요성을 감안해 영업비밀보호 약정을 체결했다.
당시 김씨는 10년 동안 근무하겠다는 등을 약속하면서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고 퇴사하면 10억원을 배상하기로 약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김씨가 2004년 2월 헤드헌팅 업체 소개로 사직서를 내고 다른 회사로 이직하자 D사는 “약정금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D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항소심인 부산고법은 “김씨가 회사를 옮긴 것은 전직금지 의무를 어긴 것으로 김씨가 약정금 일부를 회사에 배상해야 한다”며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김씨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는 등 약속을 위반하기만 하면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묻지 않고 바로 미리 정한 10억원을 회사에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은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전형적인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에 해당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의 경우에는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이 사건과 같이 계약기간을 위반하기만 하면 회사 측에 미리 정한 금액을 물게 하는 것은 무효”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해 원심 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근로기간약정 위반시 10억원 배상 약정은 무효
대법원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전형적인 위약금 사례” 기사입력:2008-10-26 17: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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