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사칭한 신출귀몰한 ‘사기의 달인’

박운삼 판사,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120시간 기사입력:2008-10-24 15:05:15
대학교수를 사칭한 신출귀몰한 사기범에게 법원이 징역형과 함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37)씨는 지난해 10월2일 서울대학교 부근 공중전화박스에서 등산용품점에 전화를 걸어 서울대 OOO 교수라고 사칭한 후, “교수들이 단체로 등산을 가는데 등산복 샘플을 경비실로 가져 오라”고 말했다.

등산용품점 주인은 전화를 건 사람이 유명한 교수이기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교수가 요구한 등산용품을 경비실에 맡겨 뒀다.

그러자 A씨는 이번에는 택배회사에 전화를 걸어 택배기사에게 서울대학교 경비실에서 등산용품을 찾아 근처 상가건물 지하 계단에 놓아두게 한 후, 이를 가지고 갔다. A씨는 이렇게 293만원 상당의 등산용품 19점을 챙겼다.

또 지난해 10월18일 서울 강남가톨릭대학교 부근 공중전화박스에서 다른 등산용품점에 전화를 걸어 가톨릭대학 OOO 교수를 사칭한 후 교수들이 지리산 산행을 가는데 거기에 필요한 등산장비 중 병원장용으로 1명분 장비만 보내달라고 하면서 이를 대학 안내데스크 사무실에 맡겨 달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택배기사에게 전화해 가톨릭대학교 안내데스크에서 등산용품을 찾아 서울 강남구 화해단지 건물 입구 계단에 놓아두게 한 후 이를 챙겼다. A씨는 이런 방법으로 535만원 상당의 등산용품 21점을 가로챘다.

A씨의 범행은 갈수록 대담해져 갔다. 지난 5월6일에는 대구 남구에 있는 한 대학교 부근 공중전화박스에서 등산용품점에 전화를 걸어 의대 OOO 교수를 사칭하면서 등산용품을 대학 재활의학과로 가져오도록 시켰다.

여기까지는 이전 범행과 유사했다. 하지만 A씨는 이번에는 현금까지 노렸다. 곧바로 대학 인근에 있는 한정식집에 전화해 주인에게 대학교수들의 회식을 예약하려고 하는데 1000만원권 수표를 가지고 있으니 거스름돈으로 현금 250만원을 가지고 오라고 하면서 그 돈을 재활의학과에 맡겨 두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인근 치킨 가게에 전화해 주인에게 교수라고 말하면서 재활의학과에서 등산용품과 현금 250만원을 받아 체육과 입구 도로에 놓아두게 한 후 이를 가지고 갔다. 이런 방법으로 A씨는 185만원 상당의 등산용품 9점과 현금 250만원을 가볍게 챙겼다.

피해자들은 하나 같이 A씨가 대학의 유명한 교수 이름을 사칭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시키는대로 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A씨가 4회에 걸쳐 챙긴 등산용품은 66점 1061만원 상당이었고, 현금도 250만원을 챙겼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A씨는 부산 남구에 있는 경성대학교 교수를 사칭해 똑같은 방법으로 범행을 하다가 미리 잠복하고 있던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이로 인해 A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3단독 박운삼 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피고인이 초범이고 자신의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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