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건물이라도 집 앞 ‘통행권’ 인정해야

황의동 판사 “다른 길 이용하려면 상당한 불편이나 과다한 비용 들어” 기사입력:2008-10-15 10:54:22
자기 땅이 아니더라도 마땅한 다른 길이 없고, 비록 살고 있는 집이 무허가 건물이라도 통행권을 확보해 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A(58)씨는 수십 년 전부터 부산 기장군 일광면의 한 무허가 건물에서 거주 및 음식점을 운영해 오면서 자신의 소유가 아닌 집 앞 통행로를 이용해 왔다.

그런데 2001년 7월 B씨가 A씨의 집 앞 통행로 일대 땅의 새 소유주가 되면서 A씨의 출입을 막았다.

A씨의 집은 B씨 소유의 토지를 비롯한 국유지로 둘러싸여 있어 다른 토지를 이용하지 않고는 공로에 통할 수 없는 상태.

물론 통행로가 아닌 국유지를 이용해 공로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않으나, 국유지는 해안가의 자갈, 모래 등으로 덮여 있고 우천시 침수의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해 공로에 이르기까지는 수십 미터를 우회해야 해 통행에 상당한 불편이 있다.

이에 A씨가 B씨를 상대로 통행방해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1단독 황의동 판사는 최근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황 판사는 판결문에서 “오래 전부터 이용해 온 A씨가 이 사건 B씨의 토지가 아닌 다른 토지를 이용해 공로에 출입하기에는 상당한 불편이나 과다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황 판사는 이 사건 쌍방 토지의 지형적, 위치적 형상 및 이용관계, 부근의 지리상황, 이용자의 이해득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것.

황 판사는 또 “피고는 원고 소유 건물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미등기·무허가건물이라는 이유로 통행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런 사정만으로는 통행권을 부정할 만한 적법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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