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대통령 말 잘 들어 점수 따려하면 안 돼”

송광수 전 검찰총장 “거악 척결하는데 검찰이 좌고우면하면 안 돼” 기사입력:2008-10-09 16:36:19
“‘내가 집권자(대통령)의 말을 잘 들어 점수를 좀 따야 다음에 필요한 자리가 오지 않겠느냐’ 혹은 ‘총장 그만두고 장관이라도 하려면 (대통령의) 말을 잘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수사의 독립은 생각할 수 없다”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고문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9일 발행된 검찰 전자신문 뉴스프로스 10월호 인터뷰에서 “거악(巨惡을) 척결하는데 검찰이 좌고우면(左雇右眄)하면 안 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송광수 전 총장 (사진출처 = 검찰 뉴스프로스) 2003년∼2005년 검찰총장 재직 때 ‘성역 없는 수사’로 국민적 인기를 얻어 ‘송짱’이라는 애칭과 총장으로는 최초로 인터넷 팬클럽까지 만들어졌던 송 전 총장은 검찰 60주년을 기념한 특집인터뷰를 통해 검찰에 격려와 당부의 메시지를 보냈다.

먼저 송 전 총장은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꼽았다. 그는 “당시 사건은 국민이나 언론, 기업 등에서 가진 관심이 컸고, 검찰도 내노라하는 (유능한) 검사들이 많이 동원도 사건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수사성과도 컸을 뿐만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컸다”며 “예를 들어 돈 안 쓰는 선거문화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고, 정치인들한테 불법적인 선거자금은 언젠가 법의 응징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 준 점 등 사회적으로 엄청난 큰 파장을 가져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송 전 총장은 검찰조직의 문제점으로 ‘강제수사’를 지적했다. 그는 “강제수사가 개인이나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강압수사를 할 때에는 ‘수사의 필요성’, ‘이 수사가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 그리고 ‘이 수단 이외의 다른 수단은 없는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어느 기업이 수사를 받는다면 그 기업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 노심초사하고 일희일비한다”며 “검찰의 주요업무 중 하나가 수사이니 안 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런 점을 고려해서 그야말로 검찰권 행사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전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과 관련해 “자다가가 ‘정치적 중립, 수사의 독립’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목숨 걸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다짐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국민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며, “안 보이고 혼자서 끙끙 앓는다고 해서 국민이 알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보여주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2003년 ‘나라종금’ 사건을 떠올리며 “안희정씨 하면 새 대통령이 된 분의 왼팔 오른팔 할 때였으니까 결국 대통령에게 연결될지 모른다는 것이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이어서 수사를 다시 시작했다”며 “그때는 ‘이 사건이 검찰의 의지를 외부에서 시험하는 시험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사하는 사람들 눈에 핏발이 설 정도로 세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영장이 기각돼 재청구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니까 언론이나 국민이 이번 총장이나 검찰은 수사독립 의지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뭔가를 보여주려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송 전 총장은 “집권초기에는 정부로서 해야 할 일이 많아 소위 통치철학이 바뀌는데, 검찰이 그에 따른 수사를 하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고, 소위 큰 사건은 어느 정도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이런 사건은 너무 조급하게 수사하면 국민이나 혹은 야당으로부터 검찰이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지 않고, 최고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너무 조심하다보면 수사나 처벌의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며 “그러니 검찰의사의 최종결정자는 항상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감찰총장’이라는 별칭을 얻은 것에 대해, 송 전 총장은 “재직 당시 검찰 내부감찰을 많이 해 불만 있는 사람들은 저를 ‘검찰총장’이 아니라 ‘감찰총장’이라고 했다”며 “좀 심하게 (감찰을) 했지만 그것이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여러 가지 불신을 회복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지”라고 강조하면서 “아무리 제도가 좋지 않아도 의지가 강하면 할 수 있고, 아무리 제도가 좋아도 ‘내가 집권자의 말을 잘 들어 점수를 좀 따야 다음에 필요한 자리가 오지 않겠느냐’ 혹은 ‘총장 그만두고 장관이라도 하려면 말을 잘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수사의 독립은 생각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내가 이 수사로 인해서 소위 정치권이나 통치권 주변의 불만을 사 다음 인사에서 동료들보다 홀대를 받더라도 이것이 내가 젊었을 때부터 가진 꿈이니까 그리고 나의 사명이니까”라는 의지로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일신의 영달을 꾀하지 않는 검사의 자세를 주문했다.

한편 배심원제도와 관련해 그는 “형사사법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많아 국민이 재판에 참여해야 된다는 요구가 많았고, 그래서 국민의 사법불신을 해소하려면 결국 재판과정에 국민들이 감시자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모토였고, 교수들도 교과서적인 관점에서 보면 배심제도를 하면 판사들의 독단을 막을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에 채택을 했다”며 “그러나 배심원제도 도입이 과연 시대의 발전인지 아닌지 우리 형사사법제도의 발전인지 아니면 퇴보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로스쿨에 대해서도 “이 제도가 형사사법의 발전이 아니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을 아끼며 “그러나 채택한 이상은 다른 나라에서 보이는 문제점을 가급적 줄이기 위해서 판사와 검사의 선발과정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꼭 생각해야할 것이 학교성적 좋은 사람이 반드시 수사도 잘 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수사는 어려워 아카데믹한 것만으로는 수사를 못하기 때문에 성적이 좋다고 무조건 합격시킬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 전 총장은 “검찰에 바라는 점은 법질서 유지의 확고한 수호자가 되는 것과 불편부당한 자세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면서 거악(巨惡)을 척결하는데 검찰이 좌고우면(左雇右眄)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검찰은 가진 사람의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며 “가진 사람이 형사사법제도를 운영해서 부당하게 이익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잘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기관의 존재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에 대한 판단은 국민의 신뢰 정도에 달려 있는 만큼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순간적인 박수는 오래가는 신뢰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깊이 생각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베스트클릭 〉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912.37 ▲104.16
코스닥 837.65 ▲10.78
코스피200 1,088.61 ▲17.45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0,141,000 ▼648,000
비트코인캐시 371,900 ▼1,400
이더리움 3,467,000 ▼43,000
이더리움클래식 10,810 ▼120
리플 1,967 ▼24
퀀텀 1,181 ▼15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0,100,000 ▼626,000
이더리움 3,467,000 ▼44,000
이더리움클래식 10,810 ▼140
메탈 325 ▼3
리스크 135 ▼1
리플 1,968 ▼21
에이다 294 ▼4
스팀 61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0,150,000 ▼630,000
비트코인캐시 369,100 ▼4,400
이더리움 3,469,000 ▼41,000
이더리움클래식 10,800 ▼160
리플 1,969 ▼21
퀀텀 1,182 ▼26
이오타 64 ▼0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