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을 수행하며 출장을 마친 뒤 시의원에 집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간 것까지는 출장업무로 인정돼도, 이후 귀가하기 위해 노래방에서 나와 귀가경로가 아닌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면 공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남 정읍의 한 면사무소에서 9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김OO(42)씨는 2005년 3월 면장을 비롯한 동료들과 함께 관내 출장을 마치고 시의원의 집에서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친 후 노래방에 갔다가 나온 이후 소식이 없다가 이틀 뒤 노래방에서 70m 정도 떨어진 농수로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동료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김씨는 술에 많이 취해서 옆 사람의 부축을 받아 노래방에 들어갔고 노래방에서 나갈 때도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였다.
한편 김씨와 동료는 면장과 시의원을 먼저 보낸 후 함께 택시를 기다렸는데, 김씨의 동료는 핸드폰 통화를 하는 사이 김씨가 없어져 먼저 귀가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 자리에서 떠났다.
이에 김씨의 딸(13)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망인의 사망이 정상적인 출장경로를 이탈하거나 출장목적 외의 노래방 경유라는 사적행위에 의해 발생했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딸은 “면장을 수행하면서 시의원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노래방에 갔다가 나와 귀가하는 길에 동료와 택시를 기다리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농수로 근처로 갔다가 사망했으며, 정상적인 출장경로를 이탈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만큼 공무상 재해”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제6부(재판장 전성수 부장판사)는 최근 망인의 딸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부지급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망인 등이 면사무소 차량을 이용해 관내 출장을 수행하고 시의원의 집에 도착한 점, 9급 공무원인 망인으로서는 관행상 면장을 수행해야 했고, 노래방 사용료도 법인카드로 지급된 점 등에 비춰 볼 때, 망인 등이 시의원과 함께 노래방에 있는 동안까지 망인의 출장업무가 지속됐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출장업무를 마친 후 출장지로부터 사무실을 들르지 않고 곧바로 귀가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귀가행위까지 출장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망인이 술에 취해 귀가하는 과정에서 택시를 기다리다가 실종됐고, 이후 노래방 뒤편으로 70m 떨어진 농수로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는데, 발견지점이 망인의 귀가경로와 무관한 장소였던 점에서 망인의 사망이 출장업무와 관련된 행위로서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한 귀가 도중의 사고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오히려 업무와 무관하게 자신의 주량을 초과한 음주로 인한 개인적인 사정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치고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귀가 경로 이탈해 숨졌다면 공무상 재해 아냐
서울행정법원 “순리적인 경로에 의한 귀가 사고로 볼 수 없어” 기사입력:2008-10-06 09: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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