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진정 이유만으로 건축허가신청 반려 못해

제주지법 “건축허가신청 반려한 행정청은 재량권 남용한 위법” 기사입력:2008-09-23 12:32:00
건축허가신청이 법규에서 정하는 어떠한 제한에 배치되지 않음에도, 단순히 인근 주민의 진정이 있었다는 이유로 건축허가신청을 반려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양돈업자 전OO씨는 지난해 4월 제주시 한림읍에 설치돼 있던 기존 돈사 2동을 철거한 후 새로이 돈사 5동을 신축하는 내용의 건축신고 등을 했다.

그러나 제주시 한림읍장은 일주일 뒤 전씨의 건축신고에 대해 인근 주민들로부터 돈사 신축에 반대하는 진정이 있었다는 이유와 개발로 인해 주변지역에 환경오염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건축신고 반려처분을 했다.

이에 전씨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전씨는 “양돈시설이 없던 곳에 새로 돈사를 신축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 낡은 돈사를 철거한 후 그 부지에 다시 돈사를 현대식으로 건축해 오히려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단순히 인근주민의 진정을 의식해 건축신고 반려처분을 한 것은 적법한 거부사유가 없어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관할관청과 제주시와 달랐다.

제주지법 행정부(재판장 윤현주 부장판사)는 최근 전씨가 한림읍장을 상대로 낸 건축신고반려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피고의 건축신고 반려처분을 취소하라”며 전씨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원래 돈사가 없던 곳에 새로 돈사를 건축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 낡은 돈사 2동을 철거하고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인 시설로 돈사를 건축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돈사 신축 부근은 대부분 과수원으로서 반경 500m 이내에는 양돈장이 5채 건축돼 있고, 주변 마을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점 등에 비춰 보면, 원고가 돈사를 신축하더라도 기존 돈사가 있을 때보다 인근 지역의 환경오염 등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건축허가권자는 건축허가신청이 건축법 등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어떠한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이상 당연히 건축허가를 해야 하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돈사 건축에 대한 인근 주민의 진정이 있었다는 이유로 건축허가신청을 거부할 수는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및 남용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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