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에 빠진 박사학위 과외교사…항소심도 엄벌

부산고법 “징역 3년…나와 성관계 가져야 창녀 안 되고, 명문대 간다” 기사입력:2008-09-22 10:02:49
자신에게 고액과외를 받는 여고생을 꾀어 가출시킨 뒤 동거를 하며 혼인신고까지 한 과외교사가, 이후 다른 여고생에게 불결하고 사악한 언설로 꾀어 성폭행한 파렴치한 과외교사에게 항소심 법원도 엄벌했다.

박사학위까지 받은 과외교사는 자신과 성관계를 가져야 아버지와 사촌오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지 않고 창녀가 되지 않으며, 또 명문대학에 갈 수 있고, 엄마처럼 이혼도 하지 않는다는 터무니없는 말로 겁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혼 뒤 자신의 성욕을 채우려 했던 파렴치한 과외교사가 3년 동안 콩밥을 먹는 신세로 전락한 사건의 전말을 재구성했다.

◈ 박사학위까지 받은 과외교사

지방 명문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과외교사 이OO(49)씨는 1992년 이혼하고 부산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면서 2∼3명의 여고생들을 상대로 1인당 200∼250만원을 받는 고액과외교습을 해 왔다.

이씨는 평소 과외를 받는 여학생들에게 초밥이나 비싼 음식을 사주기도 하고, 도시락도 챙겨주는 등 친절을 베풀며 환심을 사 왔다.

그러던 중 이씨는 2001년부터 A(18·당시 고교 2학년)양에게 과외수업을 해 왔는데, 2003년 4월 A양은 이씨의 꾐에 빠져 가출을 한 뒤 이씨와 동거를 했다.

A양의 어머니는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 딸이 이씨와 혼인신고까지 하고 살림을 차린 것을 알게 됐고, 이에 A양의 어머니는 딸을 데려온 뒤 이씨와 협의이혼을 시켰다.

◈ 성관계 갖지 않으면 창녀 된다

이씨의 파렴치한 범행은 계속됐다. 여고생 B(17)양도 지난해 9월부터 이씨로부터 고액 과외를 받았는데, 이씨는 평소 학생들에게 “내가 절에서 공부를 하다가 나와 사주를 잘 본다”며 호기심 많은 여고생들을 자극했다.

B양은 당시 사춘기여서 감정기복이 심하고 성적 호기심이 예민할 뿐만 아니라, 더군다나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적지 않은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어 귀가 솔깃했다.

B양이 사주에 관심을 보이자, 이씨는 지난해 10월9일 B양과 함께 과외를 받던 친구 2명을 찜질방으로 보낸 뒤, B양에게 “사주를 봐 주겠다”며 단 둘만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 다음 이씨는 “내가 어제 절에 가서 너의 사주를 봤는데, 너의 부모가 이혼한 것은 너 때문이다. 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성관계를 가져야 아빠나,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지 않는다”고 터무니없는 말을 했다.

또 “만약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성관계를 갖지 않으면 길에서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너는 술집 창녀가 된다. 네 엄마처럼 이혼을 하지 않으려면 팔자를 바꿔야 한다”고 겁을 줬다.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란 B양이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자, 이씨는 “신부나 스님이 될 뻔한 사람과 성관계를 가져야 하는데, 내가 스님이 될 뻔한 사람이니 나와 성관계를 가져야 네 팔자가 바뀐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설마’ 하는 마음에 B양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이씨는 “네 엄마처럼 살고 싶으면 가라.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살려면 가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나와 성관계를 가지면 공부를 잘하게 된다. 명문대학에도 가고, 네가 원하는 인생을 살게 된다”는 터무니없는 헛소리를 했다.

B양도 처음에는 의심쩍어 했지만, 이씨의 자극적이고 현혹시키는 말을 2시간 30분 동안 듣자 점점 혼란스러움에 빠져들었다.

급기야 B양은 자신의 장래에 대해 겁을 먹은 나머지 심리적 혼란상태에 빠져 만약 이씨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향후 인생에 중대한 좌절이나 어려운 일이 벌어질 것으로 착각하게 됐다.

B양이 이런 착각에 빠진 것은 이씨가 일찍이 절에서 수도를 해 도력(道力)이 있고 또한 사주해석을 통한 미래예언능력이 출중하다는 말을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B양이 혼란스러워하자 끌어안고 성관계를 시도했다. 그러나 B양이 끝까지 거절하는 바람에 결국 이씨는 미수에 그쳤다.

성폭행을 당한 B양은 곧장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이런 사실을 이야기했고, 모친이 이를 따지자 이씨는 파렴치하게 “모든 게 아이를 위해 한 것이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 불결하고 사악한 언설로 꾀어

결국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런데 이씨는 “B양을 강간하려했던 것은 아니고 이혼한 어머니처럼 살 것이라는 강박관념 때문에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해 이를 벗어나게 할 방책으로 성관계를 갖는 것처럼 ‘액막이’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엄격했다. 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고종주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청소년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과외공부를 지도 받던 피해자가 부모의 이혼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과 성적 호기심으로 가득 찬 사춘기에 있음을 이용해 자신이 사주를 잘 본다고 속여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 불결하고 사악한 언설을 지속적으로 말해 피해자를 무력하게 만든 뒤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정상적인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이는 특히 자신의 제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이어서 더욱 죄질과 범정이 불량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법정에서도 자신의 행위가 피해자를 위한 액막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계속하며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어, 그에 상응하는 형을 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여학생이 먼저 유혹했다

그러자 이씨는 “B양의 가슴을 만지고 허벅지에 사정한 사실은 있으나 강간한 사실은 없고, 또한 B양이 먼저 유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하지만 부산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민중기 부장판사)는 이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한 것으로 지난 2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A양을 꾀어 가출시킨 뒤 자신과 동거를 하면서 혼인신고까지 한 사실이 있음에도 또다시 자신에게 과외수업을 받는 B양을 성폭행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B양의 부모가 이혼하기는 했으나 B양은 지속적으로 어머니와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고민을 어머니와 상담했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욕심을 가지고 학업에 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을 성적(性的)으로 유혹할 만한 성품의 청소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최후 진술에서 사건과 관련이 없는 주변 상황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하고, 피해자인 B양이 자신보다 우월적인 지위에서 자신을 위협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점 등에 비춰 피고인의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다”며 B양이 자신을 유혹했다는 이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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