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낯뜨거운 ‘반라’ 동영상…“음란물 아니다”

정영태 판사 “유흥업주 무죄…노골적이거나 적나라한 표현 없어” 기사입력:2008-09-18 12:25:56
노래방 기계에서 나오는 여성이 반라 상태에서 춤을 추는 동영상은 선량한 미풍양속을 해칠 만큼의 음란물이 아니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 연제구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정OO(60)씨는 지난해 12월25일 유흥주점 객실 내의 모니터를 통해 여자가 상의와 하의를 벗고 춤을 추는 비디오를 상영해 ‘선량한 미풍양속을 해치는 비디오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적발됐다.

현행 식품위생법 제31조 제1항은 식품접객영업자의 준수사항에 관해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고 있고,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42조 제5호에는 ‘식품접객영업자는 업소 내에서 선량한 미풍양속을 해치는 공연·영화·비디오 또는 음반을 상영하거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씨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정영태 판사는 최근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정 판사는 “선량한 미풍양속에 반하는 음란물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표현물의 음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표현물 제작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그 사회의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사건 동영상들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관람가로 등급분류를 받은 점, 위 동영상들은 반라 상태에서 춤추는 여성들만 등장하는 것으로서 남녀 성기나 음모의 직접적인 노출이 있거나 성행위 등의 장면 등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판사는 그러면서 “이를 종합해 평가할 때 비록 동영상 내용이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형사법상 규제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달리 이 동영상들이 음란해 선량한 미풍양속을 해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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