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사소한 시비로 일어난 집단싸움 과정에서 싸움과 무관한 20대를 깨진 맥주병으로 찔러 살해하고, 또 싸움의 상대방에게도 중상을 입힌 30대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으로 엄벌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OO(37)씨는 지난 6월11일 오후9시경 부산 사상구 삼락동에 있는 한 호프집 앞 파라솔에서 일행 2명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그런데 일행 중 한 명이 화장실에 들렀다가, 같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다른 2명(A와 B)과 비좁은 화장실 사용 문제로 시비가 붙어 욕설을 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이후 A씨와 B씨가 화장실을 나와 호프집 안으로 들어갔고, 이씨는 자신의 일행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듣게 됐다.
이에 이씨와 일행은 호프집 안으로 뒤따라 들어가 곧바로 화장실 안에서 시비가 붙었던 A·B씨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때 양측 일행들은 서로 윗옷을 벗고 탁자 위를 쓸어버리며 서로 밀고 당기는 등 싸울 태세였다.
그러자 이씨가 탁자 위에 있던 맥주병을 집어 들고 때마침 그 곳에서 술을 마시던 다른 손님인 유OO(27)씨가 앉아 있던 탁자에 내리쳐 맥주병을 깨뜨렸다.
이때 깨진 맥주병 파편이 유씨가 앉아 있던 탁자 위로 튀었고, 깜짝 놀란 유씨가 일어나 이씨에게 다가가자, 순간적으로 흥분한 상태였던 이씨는 깨진 맥주병으로 유씨의 목 부위를 1회 찔렀다.
이후 유씨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또한 이씨는 자신의 일행과 싸우던 다른 손님 A씨에게는 깨진 맥주병으로 목을 찔러 치명상을 입었고, 또한 B씨에게는 종아리를 4∼5회 찔러 중상을 입혔다.
결국 이씨는 살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김재승 부장판사)는 최근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사소한 문제로 발생된 주점 집단싸움에서 무기를 들지 않은 상대편 일행을 공격하기 위해 맥주병을 깨뜨려 살상용 흉기를 만든 다음, 맥주병 파편이 튀어 위험을 느낀 피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는 이유로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깨진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목을 찔러 살해했다”며 “범행의 동기가 실로 어처구니없고, 범행의 방법이 잔혹해 그 결과도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 구성원은 물론 모든 인류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숭고하고 고귀한 가치인데, 깨진 맥주병으로 피해자들을 차례차례 찌르는 피고인의 모습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잔인한 폭력성만이 느껴질 뿐, 그 어떤 인간적인 면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더군다나 피고인은 1995년 주점에서 소란을 피운 손님을 뒤쫓아가 흉기로 가슴 등을 3회 찔러 살해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살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매우 크며, 그와 비례해 우리사회가 느끼는 위험성과 방어의 필요성 또한 지대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비록 우발적으로 일어난 범행이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살인죄로 복역하고 출소 후 나름대로 성실히 생활해 온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의 무참한 범행으로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 피해자와 유족들은 평생토록 치유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수회에 걸쳐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죄책에 상응한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맥주병 깨뜨려 ‘묻지마 살인’한 30대 무기징역
부산지법 “범행동기 어처구니없고…방법 잔혹하며…결과도 참담해” 기사입력:2008-09-16 15: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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