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수 신임 대법관은 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 받고, 이날 오전 11시 대법원 청사 16층 무궁화홀에서 이용훈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6년 임기의 공식 집무에 들어갔다.
양창수 신임 대법관 양 대법관은 취임식에서 먼저 “오늘 대법관으로 임명받아 앞으로 6년 간 상고심 법관의 일을 맡게 됐다”며 “대법관이라는 막중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법원은 의심의 여지없이 가장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춘 분들로 구성돼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 동안 무수히 많은 과제들을 커다란 잘못 없이 처리해 왔다”며 “20세기 중반에 식민지상태로부터 벗어난 여러 나라들 중에서 우리 법원만큼 적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함으로써 국민생활의 법적 기준을 제시하고 법적 분쟁의 고통을 타당하게 해결해 온 예는 없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병로(초대 대법원장) 선생 이래로 법원은 정치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억제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권익을 보호한다는 확고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이를 실행해 왔다”며 “물론 그 사이 잘못도 없지 않지만 법원은 항상 ‘올바른 법’에 대한 목마름으로 사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잘못을 바로잡아 왔으므로 우리 법원은 ‘자랑스러운 전통’이라는 말을 써도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 대법관은 “그런데 전통은 변화하는 현실 안에서 항상 재창조되어야 하며, 옛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는 이를 지켜갈 수 없다는 것을 역사는 가르쳐 준다”며 “저는 대법관으로서 우리 법원의 전통을 지키고 재창조하는 데 부족하나마 저의 역량과 정성을 모두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사건마다 그 배후에 놓인 생활관계의 속살을 생생하게 직관할 수 있도록 정신의 탄력을 잃지 말고 상상력과 감수성을 예리하게 연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법률요건과 법률효과의 틀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생활관계에 대한 생생한 직관’이야말로 실무가이든 이론가이든 법률가의 최상의 덕목일 것”이라고 대법관으로서의 자세를 강조했다.
양 대법관은 “보수든 진보든 그것이 온전히 서기 위해서는 ‘문명’의 바탕이 마련되어야 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문명이냐 야만 또는 미개명이냐가 오히려 훨씬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명은 예를 들면 의견이나 입장이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벌레를 눌러 잡듯 상대방을 핍박하지 않는 태도, 어떠한 사람이라도 존엄 있는 하나의 인격으로,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는 태도라고 믿는다”며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법은 무엇보다도 바로 그러한 개명된 태도를 체현한다는 점에서 어떠한 의미에서는 가장 과격하다고 해도 좋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양 대법관은 끝으로 “대법관의 직무를 시작하면서 기쁨과 불안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새로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매우 많으니 여러분들이 도와달라”고 자세를 낮추며 당부했다.
◈ 양창수 신임 대법관은 누구? = 1952년 제주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제1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제주 출신 대법관 탄생은 이번이 처음이다.
1979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형사지법 판사, 독일유학, 부산지법 판사, 대통령 비서실 법제연구관(파견근무)을 끝으로 법원을 떠나 1985년 서울대 법대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후학을 양성해 왔다.
한국 민법학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양 대법관은 특히 법학계의 대표적인 학술단체인 한국민사법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민사법 발전을 이끌었고, 민사판례연구회의 회장을 맡아 이론과 실무의 조화로운 연구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했다.
작년 말에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학술진흥재단에서 선정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석학’ 15명(인문사회분야 6명) 중 1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부인 권유현 여사(53세)와 1남 1녀가 있음. 아들 양승우씨는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현재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중인 예비법조인 가족이다.
양창수 신임 대법관 “상대방 벌레 잡듯 핍박 말아야”
학계 및 제주 출신 첫 대법관 탄생…한국 민법학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 기사입력:2008-09-08 16: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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