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실수로 ‘파면’…인생 망가진 국방부 장성

부하 여직원 추행으로 유죄 판결 받은 데 이어 파면취소 소송도 패소 기사입력:2008-09-04 09:36:42
국방부 고위간부가 술에 취한 부하 여직원을 모텔에 데려가 추행을 하고,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국방부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면 파면징계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국방부 고위간부(준장)인 A(56)씨는 2006년 6월19일 부하 여직원 B씨를 국방부 인근에서 만나 새벽까지 횟집과 주점 등지에서 4차에 걸쳐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한 B씨가 구토를 하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잠을 재우기 위해 모텔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A씨는 이후에도 B씨가 계속 구토를 하고 구토물이 자신과 B씨의 옷에 묻어 아침에 출근하기 곤란할 것이 염려돼 더 이상 구토물이 묻지 않도록 B씨의 옷을 모두 벗겼다.

알몸인 모습을 본 A씨는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는 B씨의 가슴을 빨았고, 이에 잠에서 깬 B씨는 깜짝 놀라 황급히 옷을 입고 집으로 귀가했다.

그 후 B씨는 A씨를 수사기관에 고소했고, 검찰은 2006년 10월 A씨를 준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그러자 국무총리 소속 중앙징계위원회는 11월7일 “A씨가 고위공무원 신분으로 용납될 수 없는 행동으로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크게 손상시켰음은 물론 이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돼 국방부의 대외 이미지와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는 징계사유를 들어 파면했다.

A씨의 악재는 남아 있었다. 검찰이 B씨에 대한 준강제추행의 범죄사실로 기소한 사건에서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4월20일 A씨에게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A씨가 항소했고, 서울고법은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위 판결은 지난 5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한편 A씨는 “B씨를 강간하려 하거나 추행한 사실이 없고, 비록 준강제추행의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나 준강간치상은 무죄가 선고됐으며, 애초 파면처분은 검찰이 기소한 대로 선입견과 예단을 가지고 강간치상의 범죄를 범했다고 보고 내려진 것이어서 비위사실에 비춰 파면처분은 너무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김종필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파면처분은 정당하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그 징계처분을 위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해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등 여러 요소를 종합 판단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해도 위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의 경우 비록 징계사유 중 강간치상 부분은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유죄로 확정된 준강제추행의 징계사유만을 두고 보더라도 국방부 고위관료라는 원고의 직위에 비추어 공무원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에 크게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따라서 원고에 대한 파면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지나치게 가혹해 징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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