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부작용 설명 않은 의사 손해배상책임

서울고법 “환자에게 위자료 2000만원 등 2780만원 배상하라” 기사입력:2008-08-28 21:00:55
성형수술을 받은 후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에 대해 법원이 성형수술을 한 의사에게 시술상의 의료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278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OO(25·여)씨는 2006년 1월27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윤OO씨가 운영하는 성형외과에서 면담을 받은 후 이마, 눈아래, 팔자주름, 콧등 부분의 주름을 제거하는 자가지방이식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의사 윤씨는 이날 이씨를 수면 마취시킨 후 대퇴부에서 자가지방을 채취해 미세 주사바늘을 이용해 각 수술부위에 조금씩 주입하는 방식으로 자가지방이식수술을 했다.

그런데 수술한 다음날부터 이씨의 코 주변에 염증과 피부괴사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에 이씨는 부작용이 발생한 4일만에 윤씨의 병원을 찾아 약 2주간 항생제 주사 등의 치료를 받았다.

현재 이씨는 코 부위에 손톱 크기 만한 2개의 반흔이 있다.

그러자 이씨는 “성형수술을 할 때 코 부위는 감염이 잘되는 곳이므로 신중하게 감염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이에 위반해 시술한 과실로 코 부위에 염증 및 피부괴사를 발생하게 한 잘못이 있고, 또한 수술 당시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자기결정권까지 침해했으므로, 위와 같은 의료과실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윤씨는 “시술을 함에 있어 알려진 표준방법에 따라 적절하게 시술했으므로 의료상의 과실이 없으며, 원고의 염증이 나타난 부위는 시술하지 않은 부위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이씨의 감염은 체질적 소인에 기인한 것이며, 시술 당시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구두로 충분히 설명했다”며 맞섰다.

◈ 1심, 설명의무 위반만 인정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18민사부(재판장 이병로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이씨가 윤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의사 윤씨의 의료과실은 인정하지 않고, 다만 설명의무 위반만을 인정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안면부 성형수술의 경우 수술 후 증상 및 부작용이 그다지 중대하지 않고 일시적인 것이더라도 환자는 민감하게 반응해 일시적인 증상 및 부작용이 호전되는 기간 동안 정신적 고통을 겪거나 외부활동에 장애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의사는 환자에게 치료의 방법 및 필요성, 일반적인 부작용뿐만 아니라 치료 후의 개선 상태 및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해 환자가 수술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 및 부작용을 충분히 감안해 시술을 받을 것인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런데 피고는 성형수술 당시 수술동의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는데다가, 사전에 성형수술의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대해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성형수술은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이므로 반드시 긴급한 수술이 아니므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강조되는 점, 성형수술 결과 원고는 염증으로 15% 정도의 노동능력 상실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된 점, 피고는 수술동의서를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진료기록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원고가 어느 부위에 성형수술을 받았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자료 액수는 2000만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 항소심, 의료과실도 인정

이에 대해 이씨와 윤씨는 모두 항소했고, 서울고법 제17민사부(재판장 곽종훈 부장판사)는 최근 설명의무 위반만을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의료과실도 인정해 “피고는 원고에게 278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에게 나타난 염증과 피부괴사는 성형수술 후 나타난 만큼, 결국 원고에 대한 미세지방이식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감염예방조치 등을 소홀히 한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재산상 또는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에게 발생한 피부 염증과 조직괴사의 경우 초기의 신속한 처치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증상이 발생한 지 4일이 지난 후에야 병원에 내원해 증상의 악화나 감염의 확대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원고에 대한 책임비율을 7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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