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요구하는 애인 살해한 20대 무기징역

부산지법 “범행 보면 진정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 의문” 기사입력:2008-08-28 18:57:15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애인을 살해한 뒤 애인의 모친에게 살해했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자신의 친구에게 빼앗은 애인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도록 시키고, 전세보증금 또한 회수할 것을 시킨 파렴치한 20대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주점업주 강OO(27)씨는 2005년 12월 A(25·여)씨를 만나 사귀어 오면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그런데 지난 3월부터 강씨는 A씨와 금전관계 등으로 다투어 오다가 A씨로부터 “이젠 그만 만나자”라는 말을 듣자, 고아로 힘들게 살아오면서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주던 A씨가 다른 남자 때문에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처절한 배신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됐다.

이후 다시 봉합되는 듯 했으나 지난 6월11일 A씨로부터 다시 “헤어지자”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은 이후, 강씨는 A씨와 수회 전화통화를 하면서 다시 돌아올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런데 A씨의 명의로 발급 받아 강씨가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A씨가 사용 정지시켜버린 사실을 알게 되자, ‘끝내 헤어지자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이에 강씨는 이날 흉기를 구입해 다음날 A씨를 만나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했다. A씨가 돌아오지 않을 경우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자, 강씨는 배신감을 다시 떠올리며 흉기로 A씨의 가슴 등을 수회 찔렀다. 이후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지고 말았다.

한편 강씨는 범행 수일 전 A씨의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헤어지는데 따른 위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범행 직후 그 자리에 앉은 채로 태연히 A씨의 모친에게 흉기로 딸을 살해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흉악함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강씨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 면회 온 친구에게 범행 후 훔친 A씨의 신용카드를 전해주며 현금을 인출하게 하고, A씨 명의로 된 전세보증금도 회수할 것을 부탁하기까지 해 검찰과 재판부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결국 강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김재승 부장판사)는 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사람의 생명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하여 희생될 수 없는 고귀하고 숭고한 가치”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수년간 연인관계로 지내오던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한다는 이유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회 찔러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찌른 흉기가 피해자의 늑골을 부러뜨리며 흉기 전체가 몸 속 깊이 박혀 흉기 손잡이가 떨어져 나올 정도로 그 살해방법이 잔혹하고 결과 또한 참담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과연 피고인이 피해자를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 그런 이유로 피해자가 피고인에 의해 강제로 삶을 마감해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범행 동기와 수단 및 방법, 범행 직후의 피고인의 냉혹한 행태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히 왜곡된 연정과 질투심에서 비롯된 경우와 달리 피고인의 극단적인 이기심과 피해자에 대한 인명 경시적 태도가 드러난 결과로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고, 이는 결코 회복될 수 없는 피해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유족들 또한 평생 동안 치유될 수 없는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들의 정신적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후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죄를 뉘우치는 취지의 진술 및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자신의 안위보다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해 흘리는 눈물인지 의심이 들고, 어쩐지 그 태도에서 진심을 느끼기도 어렵다”며 “따라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것이 상당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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