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을 할 당시 물로 입안을 헹구게 하지 않았다면 구강 내에 남아 있는 알코올 때문에 과다측정 된 수치가 나올 수 있어 그런 음주측정 결과는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손OO(55)씨는 지난해 10월13일 오후 10시 15분께 서울 성북구 종암로에서 시속 20km의 속력으로 차량을 운전해 가다가 이OO(17)군이 운전하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이군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
당시 손씨는 술을 마신 상태였고, 사고 직후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소주 1명을 사서 그 중 3분의 2 정도를 마셨다.
경찰은 사고 후 10분 뒤 손씨에게 물로 입안을 헹구게 하지 않은 채 음주측정기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해 0.109%가 나왔다.
이에 경찰은 손씨가 사고 후 알코올도수 0.21%의 소주 260㎖를 마셨다는 것을 기초로 체내흡수율 70%, 손씨의 체중과 관련한 위드마크인수 0.86을 각 적용한 위드마크공식에 의해 혈중알코올농도를 0.047%로 계산한 다음 음주측정수치 0.109%에서 0.047%를 뺀 0.062%를 사고 당시 손씨의 혈중알코올농도로 계산했다.
결국 손씨는 도로교통법(음주운전)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고은설 판사는 지난 4월 손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손씨는 “경찰이 음주측정의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그에 따라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계산한 혈중알코올농도는 잘못 계산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최정열 부장판사)는 지난 6월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062%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판단은 1심은 적법하다”며 손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손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음주측정 결과에 따라서는 운전면허를 취소 및 정지하는 등 운전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내리는 근거가 될 수 있고, 향후 수사와 재판에 있어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음주측정을 함에 있어 음주측정 기계나 운전자의 구강 내 남아 있는 잔류 알코올로 인해 잘못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미리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등 측정결과의 정확성과 객관성이 담보될 수 있는 공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만약 이런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쉽사리 유죄의 증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에 대한 음주측정은 피고인이 음주한 후 불과 10분도 경과되지 않은 시기에 물로 입안을 헹구게 하는 등 구강 내 잔류 알코올 등으로 인한 과다측정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구강 내 잔류 알코올로 인해 과다측정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입 헹구지 않은 음주측정은 유죄 증거 안 돼
대법원 “벌금 300만원 원심 파기…과다측정 수치 나올 수 있어” 기사입력:2008-08-28 08: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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