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 주인 쇠망치로 살해한 흉악범 중형

전주지법 “징역 15년…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해 죄질 불량” 기사입력:2008-08-22 10:37:53
장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은방 주인을 쇠망치로 20회에 걸쳐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흉악범 3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손OO(33)씨는 2005년 1월 강간치상죄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지난해 3월 출소했다.

그럼에도 손씨는 지난 1월 훔친 귀금속을 전주시 덕진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A(57·지체장애 2급)씨에게 처분한 이래, 그 때부터 A씨를 통해 7회 가량 장물을 처분해 왔다.

지난 3월 중순 손씨는 전북 익산시에 있는 천OO(여)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안방 장롱 안에서 금 10돈 짜리 메달, 호박 목걸이 등 시가 36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쳤고, 4월12일에는 전북 완주군에 있는 조OO(여)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반지와 목걸이 등 시가 4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쳤다.

이틀 뒤 손씨는 훔친 물건을 처분하기 위해 A씨를 찾아갔다. 그런데 A씨로부터 “반지 서너 개를 빼놓고는 모두 가짜다”라는 말을 듣고 항의했으나, A씨가 “도둑놈의 새끼가 주면 주는 대로 받을 것이지, 왜 따지냐”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었다.

이때 서로 멱살을 붙잡고 흔들다가, 손씨는 A씨의 손을 떼어놓기 위해 그곳에 있던 망치를 집어들어 휘둘렀다.

이에 A씨가 “도둑놈이 사람을 죽인다. 사람 살려”라고 소리를 지르자, 순간 격분한 손씨는 망치로 A씨의 머리를 20회 가량 내리쳤고, 결국 A씨는 현장에서 두부손상으로 인해 사망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손씨는 범행 후 태연하게도 A씨의 금은방에서 현금 120만원과 진열장에 있던 귀금속 20점 등 합계 42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갖고 유유히 빠져 나왔다.

손씨는 대범한 흉악범이었다. 이후 손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친구인 김OO(33)씨에게 옷가지와 신발을 가지고 나오라고 전화했고, 김씨가 갖고 나온 옷으로 갈아입었다.

범행 당시 A씨가 흘린 피가 자신의 옷과 신발, 안경에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손씨는 또 피가 묻은 쇠망치도 범행현장서 갖고 나와 하천에 버리려 했다.

이런 상황에다 손씨가 귀금속 케이스를 들고 있어 김씨는 손씨가 금은방을 털다가 쇠망치로 사람을 때려 다치게 하는 등 강도범행을 범한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김씨는 손씨로부터 “내가 아는 사람과 말다툼을 하다가 망치로 머리를 10번 넘게 때려버렸는데,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들어 강도범행을 저질렀음을 확신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손씨가 쇠망치와 훔친 귀금속 등 증거물을 없애버리려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군산시 금강하구둑 인근으로 이동해 범행흔적이 담긴 물건들을 버리는데 도움을 줬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는 8월21일 살인, 절도,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손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범행을 은폐하려는 손씨를 도운 김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보호관찰 및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강도상해죄 등으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고, 강간치상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지 채 1년밖에 지나지 않은 누범기간 중임에도 개전의 정이 없이 절도행각을 수 차례 저질렀으며, 장물 처분 과정에서 금은방 주인이 다소 모멸감을 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망치로 머리를 20회 때려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살인범행 이후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피고인 김씨와 함께 증거를 인멸한 점, 아직까지도 절도 피해자들 및 살인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못해 그들과 합의에 이르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중형으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우발적으로 살인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 김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은 특수강도죄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다시 강도상해죄 등을 저질러 중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전력이 있음에도 피고인 손씨의 증거인멸을 도와 범행에 이르렀기에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두루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되, 그 집행유예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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