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원 든 현금카드’ 청탁 받은 공무원 날벼락

수원지법, 받은 돈 무려 1000배 달하는 벌금 700만원 선고 기사입력:2008-08-21 10:48:16
시공업체 선정심사를 앞두고 관련업체 직원으로부터 잔고가 6970원인 현금카드를 받았던 공무원이 배임수재미수 혐의로 1000배에 달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안양시청 소속 과장인 김OO(57)씨는 2006년 9월 정부투자기관인 환경관리공단의 설계심의 평가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런데 강화읍 하수관 정비공사 입찰에 참여한 P건설 차장인 황OO(49)씨는 평소 환경관리공단 평가위원 후보자로 등록된 자들 중 안양과 안산, 시흥 등 거주자들을 관리해 왔다.

심의 전날 황씨는 김씨의 휴대폰으로 “과장님 내일 아침 일찍 강화 관련 연락드리는 것 양해 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심의 당일인 9월28일 오전 7시께 김씨의 집 앞에서 만났다.

이때 황씨는 “설계가 비슷하다면 저희 회사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부탁을 했고, 김씨는 P건설이 선정되면 사례비를 입금 받은 현금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받았다.

그런데 김씨는 이날 오후 심사를 마치고 심사장에서 나오는 도중 위 사실이 국무총리실 감찰반에 의해 적발됐다. 김씨는 심사에서 P건설에 만점을 줬다.

한편, 현금카드에는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지가 붙어 있었고 감찰반이 나중에 확인한 결과 현금카드 계좌에는 6970원이 들어 있었다.

이에 이들은 업무방해, 배임수재미수, 배임증재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러자 황씨는 법정에서 “김씨에게 현금카드를 줄 때 속으로 나중에 대략 40~50만원 가량을 입금시켜주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는 업체의 관례 또는 사회통념상 사교적 범위 내의 인사차원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는 “황씨가 양복바지 뒷주머니에 강제로 현금카드가 들어 있는 지갑을 꽂아 넣은 것이고, 반환할 의사로 어쩔 수 없이 갖고 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수원지법 제11부(재판장 신용석 부장판사)는 공무원 김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P건설 직원 황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각각 선고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황씨가 김씨에게 건넨 현금카드에 연결된 계좌의 기존 입출금 내역을 보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고, 또 이 사건 심사대상 공사의 수주금액이 388억인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들의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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