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법원직원 체포 움직임에 법원 ‘발끈’

법원공무원 “검찰은 청와대 외각초소, 보수언론 심부름 센터” 기사입력:2008-08-20 18:09:48
보수언론사를 상대로 한 네티즌들의 ‘광고중단 운동’을 위해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개설된 ‘언론소비자 주권 국민캠페인’에서 도우미로 활동한 법원 직원에 대해 검찰이 조만간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 구인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자 당사자는 물론 법원공무원 전체가 발끈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전담 수사팀(팀장 구본진 부장검사)은 19일 ‘언론소비자 주권 국민캠페인’ 개설자 등 운영진 6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은 이 카페에서 도우미로 활동한 목포지원 소속 법원직원인 김OO씨에게 지난 7월25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할 것을 전화로 통보했으며, 이후 2회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하지만 김씨는 과잉·표적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씨는 네티즌들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도 자신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기 위한 일종의 ‘수순 밟기’로 보고 있다.

◈ 법원직원 “검찰이 언론플레이”

김씨는 2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찰이 네티즌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먼저 신청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여부를 보고 법원공무원인 나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것처럼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씨는 “목포지원에서 1인 경매계장을 맡고 있어 서울까지는 거리가 멀어 시간을 내기 어렵고, 또 검찰이 증거를 확보한 상태인 데다가 공무원으로서 신분이 불확실한 것도 아닌데 출국금지까지 시켜 놔 사건을 목포지청으로 이송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검찰은 막무가내로 서울로 출석할 것을 요구하며 언론에 ‘불응’하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건을 목포지청으로 이송하거나, 서면조사를 할 경우 성실히 임할 것이지만, 만약 체포영장을 신청하면 아무 할 말이 없기 때문에 묵비권을 행사할 것 ”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최종 사법적 판단은 법원에서 하는 것임에도, 검찰은 마치 사법권을 다 갖고 있는 것처럼 ‘엄단하겠다’며 협박하고 있는데 이는 월권행위”라고 꼬집으며 “광고중단 운동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과잉·표적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씨는 “검찰은 정의를 구현하고 인권을 지키는 보루가 돼야 하는데, 현재 검찰은 청와대의 외각초소이자 조중동과 같은 보수언론의 심부름 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검찰이 정권 하수인 돼 버렸다”

또 “현재 검찰은 분명히 덮어씌우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청와대로부터 독립하겠다고 큰소리치던 국민의 검찰이, 왜 지금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벌벌 떠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울러 “촛불로 표현되는 국민의 뜻을 차갑게 외면하는 독재권력 앞에 좌절감도 느꼈고, 가장 무서운 것은 평화집회를 불법폭력으로 매도하고, 천민이니 백수니 빨갱이로 표현하는 왜곡언론이었다”며 “그들의 구내식당은 미국쇠고기를 금지하면서, 광우병은 없다고 말을 뒤집는 왜곡언론이 다수 국민을 저열하게 속여 언론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들 신문에 대한 광고효과는 높지 않다는 의견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활동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이 네티즌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탄압하지만 법률적 근거조차 희박한 과잉수사”라며 “인권옹호기관인 검찰이 정권의 하수인이 돼 버렸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이어 “광고불매 수사는 특별수사까지 하며 평범한 네티즌들을 잡아 가두려 하는데, 부디 대통령 친인척의 30억 뇌물사건이나 제대로 수사해 검찰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며 “백성을 겁주는 역할과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는 검찰은 진정한 검찰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얼마 전 검찰은 행정라인을 통해 목포지원장을 압박했으며, 또 법원행정처 고급간부까지 동원해 비공식적인 소환을 반복했다”며 “게다가 왜곡·보수언론들이 유일하게 사법부직원이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어떻게 법원직원 한 사람의 힘으로 대한민국 검찰의 정당한 수사를 방해할 수 있겠느냐”고 검찰과 보수언론에 따져 물었다.

김씨는 “사법정의를 지켜내는 수많은 양심적인 판사들이 어이없는 검찰의 권력남용과 오만한 언론의 횡포를 직시할 것”이라며 “수 차례의 회유와 은근한 협박으로 조여오는 공안검찰에게 결코 선처를 바라면서 뒤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현재의 입장을 밝혔다.

◈ 법원공무원들 강한 불쾌감

검찰의 움직임에 대해 김씨뿐만 아니라 법원공무원들도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현재 법원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는 검찰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으며, 정치검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내용의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지고 있다.

법원하위직 공무원들을 대표하는 법원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강천)도 성명을 통해 “검찰은 사법부 직원에 대한 과잉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법원노조는 “대한민국 법률이 부여한 검찰의 역할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특권층비리를 척결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검찰은 권력자의 지시에 따라 표적수사를 진행하면서, 자발적인 소비자들의 의견전달행위를 불법의 테두리에 옭아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 하위직 법원공무원에 대해 출국금지를 하는 등 과잉수사를 해 왔다”며 “김씨의 경우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 서면조사를 통해서도 입장확인이 가능한 사안이며, 더구나 김씨는 1인 경매계장을 맡고 있는 업무상 책임감으로 서울까지 올라올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이송신청을 한 것일 뿐 소환불응이 아니다”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는 언론에 반감을 표시했다.

특히 “최근 보수언론은 노골적으로 ‘사법부 길들이기’를 하고 있고, 심지어 지난 8월14일에 모 일간지는 ‘불법시위 두둔한 판사, 법복 벗고 시위 나가는 게 낫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가뜩이나 사법부가 목소리 큰 사람들에 의해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요즘’이라는 등 그야말로 언론이 대한민국 사법부를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언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법원노조는 “우리는 사법부 구성원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의 자유가 권력의 힘으로 부당히 제한 당하고 있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앞으로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자유의 제약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법원노조는 그러면서 “검찰은 억지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사법부 직원에 대한 과잉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당사자의 이송신청권을 수용해 적정한 절차에 의한 당사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법원당국은 사법부 흔들기에 다름 아닌 법원직원에 대한 검찰수사에 적극 대응하고, 또한 보수언론에 의해 법관의 재판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음에 대해 조속히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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