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부장판사, 최준섭 연기군수 호되게 질타

“군수로 뽑아준 연기군민들의 은혜를 손상시키고, 망신 자초해” 기사입력:2008-07-24 12:40:19
지난해 12월 치러진 충남 연기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지역주민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살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최준섭(52) 군수에게 당선 무효형인 실형이 선고됐다.

특히 지난 21일 열린 법원의 선고공판에서 재판장은 사서삼경(四書三經)의 구절에 빗대어 최 군수의 잘못됨을 일갈해 눈길을 끌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재환 부장판사)는 이날 최 군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6개월,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은 벌금 100만원, 범인도피 부분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군수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최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먼저 사서삼경 중 맹자(孟子)의 ‘有不爲也而後(인유불위야이후)에 可以有爲(가이유위)니라’라는 말을 인용했다.

김 재판장은 “이는 ‘사람은 하지 않는 일이 있은 뒤에라야 하는 일이 있게 된다’는 뜻”이라며 “피고인은 스스로 하지 아니할 일은 먼저하고 군수 직분을 구했으니 이는 큰 잘못”이라고 질책했다.

또 맹자의 ‘可以取(가이취)며 可以無取(가이무취)에 取(취)면 傷廉(상염)이오 可以與(가이여)며 可以無與(가이무여)에 與(여)면 傷惠(상혜)오 可以死(가이사)이며 可以無死(가이무사)에 死(사)이면 傷勇(상용)이니라’라는 말도 인용했다.

이는 ‘받을 만하기도 하고 받지 않을 만하기도 한 때에는 (받지 않는 것이 좋으니) 받으면 청렴한 덕을 손상시키는 것이 되고, 줄 만하기도 하고 주지 않을 만하기도 한 때에는 (주지 않는 것이 좋으니) 주면 은혜의 덕을 손상시키는 것이 되며, 죽을 만하기도 하고 죽지 않을 만하기도 한 때에는 (죽지 않는 것이 좋으니) 죽으면 용기를 손상시키는 것이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금품을 수수한 연기군 금남면 주민들도 질타했다. 재판부는 “주민들이 금품을 수수함으로 청렴을 손상시켜 스스로 망신을 자초했을 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받게되는 잘못을 범했다”고 꼬집었다.

또 “피고인 최씨는 선거구민인 주민들에게 금품을 제공해 군수로 뽑아준 연기군민들의 은혜를 손상시켜 마찬가지로 망신을 자초했고 형사처벌까지 받는 잘못을 범했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최 군수와 공모해 금품을 돌린 혐의로 기소된 오OO(38)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 피고인은 최 군수와 공모해 금품제공 범행을 직접 실행한 것임에도 어떻게든 최 피고인의 당선무효를 막아보기 위한 술책으로 자신이 모든 범행을 주도했다고 허위진술해 자신의 용기를 손상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최 군수에 대한 양형 이유와 관련, 재판부는 “선거와 관련해 금품 등을 주고받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한 경쟁을 어렵게 하고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저해한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측근들을 동원해 조직적·계획적으로 금품을 제공했으며, 그 금액이 2582만원에 이르는 거액인 점 등에 비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또 “심지어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기보다는 범행 일체를 부인하면서 자신의 선거운동원인 피고인 오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점 등에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아울러 “피고인의 범행으로 금남면 주민들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재판을 받거나 법정에 나와 증인으로 진술하고, 일부는 구속까지 되는 등 큰 고통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 간에 서로 의심하고 반목해 지역사회의 분위기가 파탄에 이른 점, 결국 주민들 중 상당수는 피고인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이유로 전과자로 전락하게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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