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부부로부터 홀대받아 사이가 좋지 않던 중 어머니 부양 문제로 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자 동생의 아내(제수)와 조카를 엽총으로 쏴 살해한 60대에게 항소심 법원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송OO(64)씨는 동생 부부가 어머니를 부양하면서 음식과 의복 수발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1월26일 오전 9시께 송씨는 화성시 우정읍에 사는 동생의 집으로 찾아가 어머니를 부양하는 문제로 동생과 제수 A(46·여)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게 되자 동생 가족을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게 됐다.
다음날 오전 송씨는 수원경찰서 모 지구대에 보관 중이던 자신의 엽총을 출고해 오전 9시30분께 동생 집으로 가 마침 청소를 하고 있던 제수 A씨의 가슴 부분에 2발, 왼쪽 팔목 부분에 1발, 정수리 부분에 1발 등 모두 4발을 발사해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했다.
이어 송씨는 실탄 4발을 장전한 후 A씨의 딸이자 자신의 조카인 B(13·여)양에게 엽총 2발을 발사해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이로 인해 송씨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심인 수원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최재혁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송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재판은 지난 3월에 이어 수원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국민참여재판이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 20년간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수사기관에서부터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있으며, 범행 직후 자살을 시도해 중한 상해를 입은 점 등 피고인에 대한 형량을 정함에 있어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의 동생 가족이 자신을 홀대하고, 어머니를 잘 부양하지 않는다는 일방적인 생각에 빠져 제수뿐만 아니라 아직 13세에 불과한 어린 조카까지 엽총으로 살해한 것으로서, 범행결과가 너무나도 참혹하고 극단적일 뿐만 아니라, 범행 방법도 잔인하고 대담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사건 당일 새벽에 엽총을 출고해 동생 집으로 찾아간 경위 등을 보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일가족 2명이 한꺼번에 소중한 생명을 잃게 돼 그 유족들은 평생 치유될 수 없는 크나큰 상처를 입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오히려 법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참작할 만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극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돼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당시 재판은 오전 9시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공판, 유·무죄 평의, 양형 토의, 판결 선고 등의 순으로 11시간 동안 진행됐었다.
통상 살인죄로 기소된 경우에는 9명의 배심원이 참석해야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해 5명의 배심원이 배정됐다.
배심원 5명은 공판이 끝난 뒤 1시간 40분 동안 유·무죄 평결 및 양형 토의에 들어가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으며 3명은 무기징역을 2명은 징역 20년 의견을 개진했고, 재판부는 다수의견을 판결에 반영했다.
아울러 송씨와 변호인은 “범행 자체는 모두 인정하지만 가족들로부터 홀대받아 저지른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며 범행 동기를 참작해 줄 것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송씨는 이에 불복해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최근 서울고법 제7형사부(재판장 송영천 부장판사)는 송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막내 동생이 노모를 모시면서 부당하게 학대한다고 생각해 막내 동생과 다투다가 구타를 당하자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미수에 그치고 중상을 입었고, 자신의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등 그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1988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정신병원 및 정신요양원에 수용되면서 가족들에게 고통과 부담을 주기 시작했고, 현재도 별다른 직업 없이 형제들의 도움을 받아 생활해 오던 중 범행을 저지른 점, 사건 당일 새벽 엽총을 출고해 피해자들의 집으로 찾아간 것으로 보아 우발적인 범행으로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범행수법이 너무나 잔인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도 매우 참혹한 점, 특히 피고인의 범행동기를 참작하더라도 현장에 있던 나이 어린 조카까지 2발을 발사해 무참히 살해한 것은 도저히 용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여기에다 피고인은 유족들에게 치유될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입혔음에도 피해를 회복할 만한 조치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것이 불가피해 무기징역형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제수와 조카 엽총 쏴 살해…항소심도 무기징역
서울고법 “범행 수법 잔인하고, 그 결과도 참혹해 영구 격리” 기사입력:2008-07-21 17: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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