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어린 아들 한강에 빠뜨린 주부 엄벌

서울동부지법 “징역 5년…범행 은폐 시도해 죄질 극히 불량” 기사입력:2008-06-30 17:10:51
지속적인 우울증에 시달려 오다가 “하늘나라에 가서 좋은 엄마, 아빠 만나 잘 살라”며 5살 된 아들을 한강에 빠뜨려 익사시킨 30대 주부에게 법원이 엄벌했다.

주부 정OO(36·여)씨는 2002년 아들을 낳고 산후우울증으로 시달려오다가 2003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던 중 지난 2월 6일 오후 의정부시 민락동 자신의 집에서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자신을 본 아들(5)이 “엄마 미쳐서 약 먹는 거야?”라고 이야기하자 화가 났다.

이에 정씨는 아들을 침대에 쓰러뜨린 뒤 양손으로 목을 조르다가 아들이 비명 소리를 내자 멈췄다.

그런데 아들이 또다시 “엄마, 아빠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소리치며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는 아들에게 “엄마와 하늘나라로 갈래? 한강에 유람선 타러 가자”라고 이야기하며 아들을 한강에서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날 밤 9시경 정씨는 아들에게 한강 유람선을 태워준다며 택시를 타고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로 갔다.

그런 다음 정씨는 아들에게 “하늘나라에 가서 좋은 엄마, 아빠 만나 잘 살아야 돼”라고 이야기한 다음 두 손으로 아들의 등을 떠밀어 한강에 빠뜨렸다. 물에 빠진 아들은 곧 익사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정씨는 범행 직후 지하철을 타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온 뒤 태연하게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집으로 돌아온 남편과 함께 아이를 찾아다니며 남편에게 경찰에 실종신고까지 하게 했다.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조현일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어머니로서 스스로 돌보고 양육해야 할 어린 아들을 한강에 떠밀어 익사하게 했고, 이후 범행이 발각되지 않도록 범행 직후 남편에게 전화를 걸고 남편과 함께 아들을 찾아다니며 경찰에 신고까지 하게 했으며, 수사 초기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행적을 숨기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결과 또한 소중한 어린 생명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 점에서 매우 중대하므로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2002년 피해자를 출산한 이후 산후우울증에 걸렸고 그 이후 시댁 및 남편과의 갈등과 불화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우울증에 시달려 오면서 치료를 받아왔는데, 어린 피해자도 성장하면서 언어 발달 장애 증세가 나타나 우울증이 더욱 악화돼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피고인은 평범한 가정주부로서, 현재 어린 아들의 생명을 빼앗았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있고, 이러한 죄책감은 피고인에게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깊은 상처와 괴로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친정가족들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남편이자 피해자의 아버지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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