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수 키스한 의대교수 추락…형사처벌과 해임

S대 의과대학 교수로 의학계 권위자…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기사입력:2008-06-30 15:17:50
동료 여교수를 강제추행하고 또 여교수가 성추행 당했다는 사실을 다른 의사들 앞에서 사과문 형태로 낭독해 명예까지 훼손한 유명 의과대학 교수에 대한 ‘해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학 분야 권위자인 해당 교수는 강제추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대법원에서 사건이 진행 중이다.

◈ 회식 자리서 껴안고 키스

S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모 대학병원 과장인 A(55)씨는 2006년 6월 8일 성남시 미금동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함께 근무하는 의사 및 간호사 등과 함께 회식을 하던 중 갑자기 양손으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같은 대학 교수이자 의사인 B(여·38)씨의 몸을 껴안고, 키스를 하며 강제로 추행했다.

그런데 A씨는 20일 뒤인 28일 병원 내 회의실에서 레지던트 및 의국 소속 의사 등 20여명이 듣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있었던 회식에서 B교수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사과문을 낭독해, 피해자가 성추행 당했다는 사실을 공연히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

◈ 징계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

S대학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가 동료 여교수를 성희롱하고 사과문을 낭독하는 과정에서 명예까지 훼손했다며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지난해 1월 해임처분을 했다.

이에 A씨는 교육부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역시 기각 당하자, 소송을 냈다.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있었으며, 성희롱 또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또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에게 사과의 의사표시를 하려다가 본의 아니게 명예를 훼손하게 돼 징계사유가 없고, 설령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지위를 이용해 비위행위를 한 게 아닌 점, 비위행위가 중대하지 않은 점, 비위행위를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면 해임은 징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 권위자로서 비난가능성 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이경구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S대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각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동료 여교수를 강제추행하고, 또 여교수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이는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행위”라며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참작 사유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해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의 강제추행행위는 ‘업무에서 공공기관의 종사자가 그 지위를 이용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하고, 그 내용상 비위의 정도가 무겁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원고는 국립대학교의 교수이자 관련 의학 분야의 권위자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러한 지위를 이용해 강제추행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도 크다”고 질타했다.

또 “피해자로서는 원고의 강제추행 자체로 상당히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일방적으로 강제추행 사실을 발표함으로써 문제가 공론화 돼 가정 및 사회생활을 하는 데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이에 원고에 대한 처벌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는 위 비위행위로 인한 형사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상고심(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이는 그 자체로서 국가공무원법상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해임 처분은 징계의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한편 A씨는 강제추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단독 김현보 판사는 지난해 8월 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직장 또는 경력 등에 있어 우월한 지위에 있음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추행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어 비난가능성이 통상의 경우보다 크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그러나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하면서 피해자를 위해 일부 금액을 공탁하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강제추행의 피해 정도가 중하지 않으며, 또 초범으로 오랜 기간 동안 의사로서 사회에 이바지하는 등 참작할 만한 유리한 정상도 있어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A씨는 항소했고, 항소심인 수원지법 제3형사부는 지난 1월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으며,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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