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끝나고 근처서 놀다 다치면 교회도 책임

대법, 주일학교 안전사고…가해자 부모와 교회 60% 책임 기사입력:2008-04-29 21:34:08
교회 주일학교에 다니던 초등학생이 예배 뒤 셔틀버스를 기다리던 중 놀이를 하다가 안전사고를 당했다면 가해자 부모뿐만 아니라 교회에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산에 있는 H교회의 주일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박OO(당시 8세)군과 임OO(당시 10세)군은 2003년 11월2일 오전 교회 예배를 마친 뒤 집까지 데려다 주는 교회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이때 아이들은 교회 담에서 22m 떨어진 곳에서 나뭇가지를 던져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놀이를 했는데, 마침 임군이 던진 길이 30cm 나뭇가지가 5m 떨어져 있던 박군의 오른쪽 눈에 맞았고, 박군은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실명했다.

이에 박군의 가족들이 가해자인 임군의 부모와 H교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고,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6민사부(재판장 이영구 부장판사)는 2006년 9월 “피고들은 연대해 4996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손해배상금에는 박군 부모에 대한 위자료 500만원, 박군의 동생에 대한 위자료 100만원이 포함됐다.

먼저 가해자인 임군의 부모와 관련, 재판부는 “피고는 이 사고가 아이들이 놀이를 하던 중 발생한 우연한 사고이고, 부모로서 아들의 감독의무를 해태한 바 없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고 경위를 볼 때 피고는 아들에게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의무를 다하도록 주의를 촉구할 감독의무를 해태했다”고 밝혔다.

또 교회와 관련, 재판부는 “교회와 같은 종교단체에서의 미성년의 교인들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는 교회 내에서의 모든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이 아니고, 교회에서의 종교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예배가 끝난 직후 일어났고, 특히 예배 후 교회의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발생한 것으로서 종교활동인 예배와 질적·시간적으로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사고 장소도 교회 바로 옆인 점, 여기에 초등학생들이 보호감독자 없이 방치돼 있을 경우 놀이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회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박군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이 나뭇가지를 던져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놀이를 할 경우, 던진 나뭇가지가 날아가는 방향을 피해 서 있는 등 스스로 위험을 피해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박군의 과실을 40%, 피고들의 책임을 60% 인정했다.

결국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지난 24일 “원심의 판단은 옳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사고가 종교활동과 질적, 시간적으로 밀접 불가분한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 내에서 발생했으므로, 피고 교회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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