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 왜 이러나…각종 범죄로 처벌

한국프로골프협회 “몰랐다…조사 뒤 징계 불가피” 기사입력:2008-04-28 11:39:41
국내 프로골퍼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뺑소니와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받았음에도 또다시 음주 및 무면허운전을 하고, 헤어진 옛 애인과 그의 어머니에게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내 법원에서 처벌받은 골퍼들이 있다.

또한 처음 만나 모텔학과 10대 여대생을 강간하는가 하면, 개업한 골프연습장이 적자에 허덕이자 수강생에게 수 천 만원을 빌리고도 갚지 않아 처벌받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프로골프협회에서는 이런 사실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협회 차원의 징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슈>는 ‘제2의 최경주’를 꿈꾸는 유소년들을 위해 프로골프선수 뿐만 아니라 협회의 자성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최근 선고된 법원 사례를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먼저 한국프로골프협회의 입장부터 들어봤다. 골프협회 마케팅부 박호윤 부장은 지난 1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문제의 프로골퍼들이 협회 소속 회원임을 확인시켜줬다.

범죄로 인해 법원에서 형사 처벌받은 해당 선수들에 대한 징계 규정이 있는지를 묻자, 박 부장은 “협회 규정에는 협회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위상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한 경우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내리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장은 “그런 사실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이제 알게 됐으니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뒤 “우선 해당 선수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문제가 있다면 내부 규정에 따라 상벌위원회에서 징계를 내릴 것이며, 징계수위는 조사 뒤 사안별로 적절한 정도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뺑소니에 음주·무면허운전까지

청소년 시절 ‘제2의 최경주’ 꿈나무로 평가받았던 프로골퍼 A(23)씨는 지난해 3월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차량)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또 무면허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A씨는 또다시 지난해 11월19일 혈중알코올농도 0.106%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대전 가수원동에 있는 모 식당에서부터 관저지하차도 도로까지 자신의 승용차를 무면허 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전지법 김상일 판사는 3월26일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집행유예기간 중에 무면허운전으로 단속돼 벌금형의 선처를 받았음에도 또다시 집행유예기간 중에 이 사건 음주·무면허운전을 한 점에 비춰 보면,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아직까지 실형 전과가 없으며, 나름대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나이가 비교적 적은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헤어진 애인에 협박 메시지

프로골퍼들의 빗나간 행태는 또 있다. 프로골퍼 B(36)씨는 같은 골프선수인 L씨와 5년 정도 사귀다가 2006년 9월 L씨로부터 헤어지자는 이별 통보를 받았다.

B씨는 L씨가 이별을 통보한 후 만나주지 않자 L씨의 휴대전화에 “넌 내 여자야, 누구한테도 못 뺏겨”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지난해 8월까지 총 129회에 걸쳐 L씨에게 불안감을 주는 내용의 글을 반복적으로 보냈다.

B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L씨의 어머니가 자신과의 교제를 반대하자, B씨는 지난해 7월 L씨의 어머니 휴대전화에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우습게 보네. 사람 무시하지마. 내가 한번 찾아갈게 알았어?”라는 내용과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운 심한 욕설을 담은 음성메시지를 13회에 걸쳐 보냈다.

수원지법 이관형 판사는 지난 1월7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B씨에게 “피해자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 모델학과 10대 여대생 강간

세미프로골퍼 C(32)씨는 지난해 12월2일 인천 도화동에 있는 한 호프집에서 지인의 소개로 이날 처음 만나 알게 된 모델학과 여대생 L(19·여)양과 같이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던 중 지인이 자리를 먼저 일어나 L양과 단 둘이 있게 된 C씨는 L양의 미모에 반한 나머지 흑심을 품게 됐다. 이에 C씨는 “모델에 대해 궁금하다”며 적극적으로 호감을 나타내면서 “가까운 호프집에서 한잔 더 하자”고 꼬드겼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C씨가 나쁘지 않았던 L양은 이를 승낙하고 자리를 옮기기 위해 함께 택시에 탔다. 그런데 C씨는 자신의 집에서 와인을 한 잔 하자며 L양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C씨가 나쁜 마음을 먹고 있다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L양은 순순히 따라 들어갔다. 그러자 C씨는 갑자기 돌변했다. L양의 몸을 밀어 이불 위에 눕히고 키스를 하면서 옷을 벗기는 것이었다.

이에 겁을 먹은 L양이 “하지 마세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라고 소리를 질렀으나, C씨의 힘을 감당해 내지 못한 L양은 “집에 보내주세요”라고 울면서 애원했다. 그럼에도 C씨는 오히려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나, 돈 많으니까 신고해도 돼”라고 말하며 L양의 몸을 덮쳐 강간했다.

이후 L양이 고소해 C씨는 강간 혐의로 기소됐으나 처벌받지 않았다. L양이 고소를 취하해 처벌을 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최승록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28일 “이번 사건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 피해자가 공소제기 후인 12월24일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소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홍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다.

◈ 돈 빌리고 안 갚는 사기행각

이 뿐만이 아니다. 프로골퍼 D(44)씨는 2003년 3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제주도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했다.

그런데 당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골프연습장을 개업한 탓에 5000만원의 채무를 갖고 있었고, 또 개업 이후 월 평균 100만원 상당의 적자 운영 상태로 별다른 수입이 없어 골프연습장 월세를 1년 가까이 연체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자 D씨는 2004년 3월30일 수강생이던 P씨에게 “돈이 급히 필요한데 250만원을 빌려주면 오후에 갚겠다”고 거짓말을 하며 즉석에서 250만원을 받았다.

별다른 수입이 없던 D씨는 또 한달 뒤에도 P씨에게 “골프연습장 월세를 낼 돈이 필요한데, 1000만원만 빌려 달라. 나와 동업으로 연습장을 운영하기로 한 사람이 35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금을 받아 1개월 내에 갚겠다”고 속여 1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D씨는 P씨에게 갚을 돈이 없었고, 빌린 돈의 액수는 점점 커져 갔다. 5월3일 골프연습장에서 D씨는 P씨에게 “동업하기로 한 사람이 1500만원만 투자한 후 약정을 파기하고, 돈을 돌려달라고 하니 1500만원을 빌려주면 다른 동업자로부터 돈을 받아 그 동안 빌린 돈을 모두 한꺼번에 갚겠다”고 안심시키며 또 1500만원을 뜯어냈다.

심지어 D씨는 열흘 뒤 P씨에게 “골프연습장 회원들과 술을 먹었는데 술값이 없으니 60만원만 빌려주면 오후에 갚겠다”고 속여 6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D씨의 거짓말은 날로 더해갔다. 5월31일 D씨는 P씨에게 “골프연습장을 8000만원에 팔기로 했는데, 살 사람이 나타났으니 450만원만 더 빌려주면 매매대금을 받아 그 동안 빌린 돈을 한꺼번에 갚겠다”며 또 450만원을 받아 챙겼다.

제주지법 김창권 판사는 지난해 11월26일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D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골프연습장 월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에 타인의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로부터 3250만원을 받아 가로 챈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편취한 액수가 적지 않으나, 피고인이 앞으로 성실히 변제할 것을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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