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게 오랜 기간동안 반복적으로 심한 욕설을 하는 것도 이혼사유가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박OO(39·여)씨와 김OO(42)씨는 지난 99년 1월 결혼해 여덟 살 된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그런데 남편 김씨는 결혼 초부터 부부간 말다툼을 할 때면 아내에게 습관적으로 입에 담기 어려운 심한 욕설을 했다.
욕을 하지 말라는 거듭된 자제 요구에도 남편의 욕설은 줄어들지 않았고, 이를 참다 못한 박씨는 “계속 욕설을 하면 이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남편은 “앞으로 절대 욕설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까지 썼다.
하지만 이후에도 남편의 욕설과 상스러운 언행은 고쳐지지 않았고, 이에 화가 난 박씨도 욕설로 대응하자 오히려 남편의 욕설 수위는 점점 더 높아져 갔다.
심지어 남편은 아들이 보는 앞에서도 심한 욕설을 퍼부었고, 공공장소에서도 “씨XX”이라는 욕설은 물론이고 인격적 모욕감을 주는 말과 여성 신체의 일부를 빗댄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박씨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충격을 받았다. 우연히 남편의 책상 서랍에서 남편의 전문대학 학생증을 보게 된 것. 그 때까지만 해도 박씨는 남편이 일류대학에 다니다가 미국 유학을 갔다왔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심한 충격을 받은 박씨는 남편에 대한 믿음이 점차 사라졌다. 시부모도 한 몫 했다. 시부모가 박씨에게 “남편과 시부모를 공경하지 않는다”고 질책한 것.
남편이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던 박씨에게 시부모의 이런 말은 섭섭함 그 이상이었다. 왜냐하면 결혼 당시 박씨의 부모는 예비 사위인 김씨가 지고 있던 빚 1200만원을 갚아주고 또한 신혼집 전세금으로 5000만원까지 줬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씨는 결혼 후 3개월 째부터는 건강이 좋지 않은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고, 남편이 빚 때문에 생활비로 제대로 주지 못해 직접 의상실을 운영하며 돈을 벌어 생활비를 보탠 서운함은 더욱 밀려왔다.
뿐만 아니라 혼인 당시 남편의 빚이 9000만원에 달했으나, 자신의 노력으로 빚을 모두 갚아 줬는데, 자신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못된 아내에 못된 며느리로 홀대하는 남편과 시부모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낀 것.
이후 부부간의 다툼은 더욱 잦아졌고, 이로 인해 부부간의 신뢰가 깨져 결국 박씨는 이혼을 생각하며 아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갔다.
그러다가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 문제가 터졌다. 이날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찾아와 아들을 강제로 자신들의 차에 태우려고 했고, 이를 제지하던 박씨와 친정 어머니가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아들이 보는 앞에서 시댁식구들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은 박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2006년 3월 이혼소송을 낸 사건.
서울가정법원 제1부(재판장 안영길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박씨가 남편 김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또 재산분할 명령과 함께 아들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박씨를 지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원고와 피고의 혼인생활이 파탄 상태에 이른 것은 원고가 집을 나와 친정집에 머물면서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은 원고에게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의 가출 경위를 보면 원고의 부모님이 피고의 빚을 갚아주고, 원고가 생활비를 벌면서 가사와 육아에다 시부모까지 모셔야 했던 원고를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6년의 혼인기간 내내 원고의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심한 욕설을 해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인격적 모욕감을 느끼게 한 피고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울러 “오랜 기간 동안 반복되는 심한 욕설은 언어적 폭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물리적 폭력에 못지 않게 상대방의 정신을 황폐화시킨다는 점에서 이혼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배우자의 장기간 걸친 심한 욕설은 이혼사유
서울가정법원 “심한 욕설은 물리적 폭력 못지 않아” 기사입력:2008-04-21 18: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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