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계약 해제 돼도 중개수수료는 줘야

“해제 약정 알았어도 수수료 청구권 포기 아니다” 기사입력:2008-04-18 11:23:16
부동산 거래당사자의 합의로 계약이 해제됐더라도 이미 이뤄진 거래계약에 대한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공인중개사 이OO(40·여)씨는 2006년 12월초 김OO(57·여)씨로부터 광주 북구 용전동에 6필지의 토지를 매도해 줄 것을 의뢰 받았다.

며칠 뒤인 12월22일 김씨의 남편은 이씨의 중개하에 A씨에게 LPG 충전소 허가권을 포함해 6필지의 토지를 합계 15억 8000만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1억원을 받았다.

LPG 충전소 사업을 위해 토지를 매입한 A씨는 충전소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12월23일까지 허가가 확실해지지 않으면 매매계약을 해제하기로 김씨와 약정했다.

그런데 계약체결 후 김씨로부터 교통환경영향평가에서 부정적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A씨는 계약체결 다음날 김씨와 합의하에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1억원을 돌려 받았다.

이와 별개로 중개업자 이씨는 중개의뢰인인 김씨를 상대로 중개수수료를 요구했으나, 김씨는 “계약해제에 관한 특약에 이씨도 동의했으므로,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결국 다툼은 법정으로 이어졌고, 광주지법 민사13단독 박정훈 판사는 지난 11일 공인중개사 이씨가 김씨를 상대로 낸 수수료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중개수수료 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중개업자의 중개로 계약이 체결되면 중개수수료 청구권이 발생하고, 만약 피고와 A씨와의 계약해제 약정(특약)을 알았더라도 그로서 원고가 중개수수료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다만 중개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중개의뢰인간의 거래행위가 무효·취소 또는 해제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는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중개인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중개수수료 액수와 관련, 박 판사는 “주택 외의 중개대상물에 대한 수수료는 거래금액의 1000분의 9이내에서 서로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는 점, 부동산의 시가, 매매계약 체결과 관련해 원고가 들인 노력의 정도, 계약 다음날 계약이 해제된 점 등을 고려하면 중개수수료는 8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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