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외국국적을 취득한 뒤 외국에 거주하다가 북한을 방문한 경우 국가보안법에서 정한 ‘탈출죄’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17일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64) 교수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국가보안법상 탈출이란 대한민국의 통치권 또는 지배력으로부터 벗어나는 행위를 뜻하고, 대한민국의 통치권은 대한민국의 영역은 물론 국민에 대해서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대한민국 국민의 경우 외국에 거주하다가 그곳을 떠나 그에 대한 대한민국의 통권이 사실상 행사되기 어려운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들어가는 행위도 국가보안법상의 탈출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외국에 거주하다가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영역에 대한 통치권이 실지로 미치는 지역을 떠나는 행위 또는 대한민국의 국민에 대한 통치권으로부터 벗어나는 행위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으므로 이는 국가보안법상의 탈출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독일 국적 취득 후 독일에 거주하다 독일에서 출발해 북한을 방문한 행위는 탈출에 포함된다고 판단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기 전인 1991년 5월부터 1993년 3월까지 모두 4회에 걸쳐 거주하고 있던 독일을 출발해 북한을 방문한 행위는 탈출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인정한 원심과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대한 별개의견을 낸 김지형, 전수안, 안대희 대법관은 “대한민국의 영역 밖에서 거주하다가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그 행위자가 대한민국 국민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모두 국가보안법에서 정한 탈출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봐야 옳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별개의견을 낸 박시환 대법관은 “탈출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인정돼야 한다”며 “피고인의 북한 방문 행위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북한 방문 행위는 모두 탈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제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김일성 장례 참석 및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취임 부분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외국국적 취득 후 방북 ‘탈출’로 처벌 못해
대법, 송두율 교수 독일 국적취득 후 북한 방문 무죄 기사입력:2008-04-18 09: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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