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딸 살해한 40대 주부…징역 5년

전주지법 “현실판단력 저하 상태서 망상에 빠져 범행” 기사입력:2008-04-18 09:43:32
우울증을 겪던 주부가 자살을 시도하기에 앞서 자신이 죽으면 딸도 불행하게 클 것을 염려해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40대 주부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주부 엄OO(40)씨는 2006년 8월경부터 양극성정동장애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 치료약을 복용하면 의욕이 상실되고 무기력해져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느끼고 신병을 비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3일 전주시 여의동 자신의 집에서 남편이 모임 때문에 늦게 돌아온다는 전화를 받고 남편이 없을 때 자살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에 엄씨는 미리 준비한 수면제 9알을 복용한 후 안방에 들어가 박스 포장용 끈을 이용해 목을 매려던 중 마침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딸(6)을 보게 되자, 장래 자신처럼 불행한 삶을 살 것으로 생각하고 딸을 죽인 다음 자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냐하면 엄씨도 자신이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아버지가 농약을 먹고 자살하는 바람에 자신이 불우한 삶을 살아왔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엄씨는 옷장 위에 있던 보자기로 딸의 목을 감고 힘껏 잡아 당겨 목을 졸라 질식으로 사망케 했다. 엄씨에 대한 정신감정결과 엄씨는 우울감, 무기력감, 자살사고, 현실판단력 저하, 충동조절능력 저하로 인해 사물의 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것으로 나왔다.

이로 인해 엄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는 17일 엄씨에게 징역 5년에 치료감호를 받을 것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의 딸을 보자기로 목 졸라 살해한 사안으로 범죄의 수법이 잔인하고, 결과 또한 매우 중해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은 범행을 하기 1년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고, 그러한 정신질환으로 인해 범행 당시 자살충동에 사로잡혀 자살을 결심했는데, 자신이 자살하고 나면 딸이 자신처럼 불행하게 클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범행은 현실판단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정신질환에 기인한 것이 크므로,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잔혹성과 결과의 심각성에 따른 책임을 온전하게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게다가 피고인의 남편이 처벌을 원치 않고 있으며, 피고인도 자신의 범행으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으며, 아울러 피고인의 정신병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해 치료감호를 명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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