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강도범행 모의 후 말리지 않았다면 공범

“범행장소서 200m 떨어진 곳에 있었어도 공동정범” 기사입력:2008-04-17 11:24:27
여러 명과 강도범행을 모의했으나 실제로는 공범들을 뒤쫓아가지 못해 범행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더라도 강도상해죄의 공범으로서 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OO(22)씨는 2007년 4월25일 오후 11시께 전북 군산시 D중학교 운동장에서 곽OO(당시 15세)군 등 중학생 3명과 함께 강도범행을 하자고 모의했고, 돌아가면서 삽을 들고 사람을 때리는 시늉까지 했었다.

이들은 다음날 새벽 4시30분까지 범행대상을 물색하던 중 군산시 월명공원 산책길에서 강OO(60)씨를 보자, 곽군은 “저 사람이 어떠냐”라고 말하고 공범들이 동의하자 강씨를 뒤쫓아가 마구 때려 무릎 뼈 골절 등 전치 7주의 상해를 입히고, 현금 4만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빼앗았다.

그런데 전씨는 당시 “어?”라고만 하고 자신은 비대한 체격 때문에 곽군 등을 뒤따라가지 못하자 범행현장까지 가는 것을 단념하고 범행현장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앉아 쉬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전씨는 곽군 등과 함께 강도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나,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오기두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전씨의 강도상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강도상해 범행에 앞서 곽군 등과 함께 상점에 침입해 담배와 껌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는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보호관찰,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강도상해 무죄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 전씨는 곽군 등이 강도상해 범행 당시 망을 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장소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전씨는 강도상해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광주고법 전주부(재판장 방극성 부장판사)는 지난 1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깨고 전씨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도상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곽군 등과 함께 3시간 정도를 돌아다녔던 피고인이 범행 직전에 마음을 바꿀만한 특별한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고, 곽군 등은 범행 당시 14∼15세의 중학생들이었고, 피고인은 유일한 성인으로서 공범들에 대해 지배적인 위치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이번엔 전씨가 상고했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지난 4월10일 강도상해 및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공모관계에 있는 곽군 등이 피해자를 강도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뒤쫓아 갈 때 피고인이 단지 “어?”라고 반응했을 뿐이라면 곽군 등이 강도상해죄의 실행에 착수하기까지 범행을 만류하는 등으로 공모관계에서 이탈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은 강도상해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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