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한 딸 때려 숨지게 한 30대 엄마…벌금형

서울남부지법, 폭행치사 무죄…폭행만 인정해 벌금 200만원 기사입력:2008-04-16 10:10:32
학교에 결석한 딸을 훈계하기 위해 체벌을 가하자 갑자기 경기를 일으켜 사망케 한 30대 어머니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김OO(37·여)씨는 이혼한 전 남편이 아들과 딸(11)을 양육하던 중 오랜만에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딸이 다니는 학교에 전화를 했다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딸이 장기간 결석했다는 말을 들었다.

화가 난 김씨는 지난해 5월17일 서울 신길동에 있는 전 남편의 집으로 찾아가 딸에게 결석한 이유를 물었다. 그런데 딸이 이틀밖에 결석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자, 체벌을 가해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버릇을 고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에 김씨는 옷장에 있던 가죽혁대로 딸의 팔, 허벅지, 옆구리 등을 수회 때렸다. 딸이 우는 모습에 마음이 안쓰러워진 김씨는 말로 타일렀다.

그런데 이때 딸이 갑자기 목이 아프고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바닥으로 쓰러져 입에 거품을 물며 경기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김씨는 곧바로 딸을 인근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숨지고 말았다.

이로 인해 김씨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이승호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김씨에게 폭행죄만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부검결과 피해자의 팔과 허벅지, 옆구리 등에서 출혈이 발견됐으나 그 손상 정도 및 양상으로 봐 폭행을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 가슴 등 급소 부위를 폭행하지 않았고, 폭행 정도가 매우 강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해자가 폭행을 당한 직후 바로 경기를 일으키거나 쓰러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폭행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설령 사망이 폭행으로 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폭행의 부위와 정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평소 건강상태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하리라는 것을 미리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달리 폭행치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죄책을 논할 수 있는 범행은 학교 결석에 대한 체벌 내지 훈계 목적으로 폭행한 부분만 남게 됐다”며 “그런데 폭행 동기, 경위 및 정도, 피고인은 초범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의 아버지가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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