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살해 뒤 사체유기 한 30대 징역 17년

대구지법 “범행 수단과 방법이 잔혹하고 결과도 중해” 기사입력:2008-04-08 10:37:10
동업자에게 꿔준 돈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살해한 뒤 사체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 법원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서OO(36)씨는 A(32)씨와 카드깡을 동업하다가, 세관에서 몰래 빼낸 양주를 시중에 유통시키는 사업을 동업으로 운영하려고 준비중에 있었다.

그러던 중 서씨는 2003년 7월 수입양주를 싸게 구입해 주겠다며 B씨를 유인해 현금 1540만원을 빼앗아 그 돈을 A씨에게 빌려줬다.

한편 서씨는 부모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 받아 사용하면서 카드 사용대금을 속칭 ‘돌려 막기’로 결제해 왔는데, 급전 500만원을 당장 마련하지 못하면 부모가 신용불량자로 등재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에 서씨는 2003년 9월7일 경산시 남천변 둔치에서 A씨를 만나 이런 처지를 말하며 “500만원을 마련해 달라. 당장 돈이 없으면 승합차에 있는 목욕물품이라고 넘겨라. 그것을 덤핑 처분해 급한 불을 막겠다”고 사정했다.

이 때 A씨가 “미쳤냐” 라며 자신의 간곡한 요청을 일언지하에 묵살하자, 서씨는 순간적으로 격분해 둔기로 A씨의 머리를 힘껏 내리쳐 숨지게 했다.

당황한 서씨는 A씨의 사체의 처리문제를 고민하던 중 자신의 집 뒤 야산에 암매장하기로 마음을 먹고, 삽과 곡괭이 등을 준비해 경산시 진량읍 인근 야산에 구덩이를 파고 사체를 파묻었다.

한편 서씨는 사체를 옮기는데 사용한 렌트카에 A씨의 피가 묻어있자 세차를 한 뒤 돌려줬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는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서씨에게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별다른 원한관계도 없는 피해자가 500만원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살해한 다음 야산에 암매장하는 등 범행 수단과 방법이 잔혹하고, 그 결과도 너무나 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을 만나 피해자의 행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한 점, 유족들이 무려 4년 가량 피해자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애를 태워 왔고 결국 피해자가 살해돼 암매장된 채 발견됨에 따라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받게 되었음에도 피고인은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도상해, 특수강도죄 등으로 수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고, 특히 강도상해죄로 복역 후 누범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죄질은 극히 무거워 그에 상응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체를 은닉한 장소를 스스로 밝힌 점, 피고인은 당초 수사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했으나 이후 곧바로 범행을 시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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