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여성이 싫다고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러브샷’을 하게 한 경우 강제추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건설업자 구OO(48)씨는 2005년 8월10일 경북 양산시 인근 △△컨트리클럽 내에 있는 음식점에서 서빙하기 위해 들어 온 종업원 A(여, 25)씨에게 맥주와 양주를 섞은 폭탄주를 건네면서 마시라고 권했다.
이에 A씨가 거부하며 나가려고 하자, 구씨는 “회사에서 짤리기 싫으면 마시라”며, 마치 러브샷에 응하지 않으면 클럽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신분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행동했다.
결국 A씨는 구씨와 동석한 사람과 서로 목을 껴안고 술을 마시는 러브샷을 했다.
구씨는 또 다른 종업원 B(여, 25)씨에게 만 원짜리 지폐 3장을 술잔에 감아 자신과의 러브샷을 요구했다.
B씨 역시 거부하자 구씨는 “내가 클럽 부회장이다. 마셔도 괜찮다”고 말하며, B씨의 목을 팔로 껴안고 볼에 자신의 얼굴을 부비면서 러브샷을 강요했다.
구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울산지법 형사3단독 김진영 판사는 지난해 5월 구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과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피해자가 근무하는 클럽의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을 과시하면서 피해자에게 협박해 죄질이 좋지 않고, 법정에서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등 범죄 후의 정상 또한 좋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의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구씨는 “강제추행의 범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1심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울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형천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구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깨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클럽 회장과 골프를 친 후 클럽 내 식당에서 여종업원들에게 술을 마실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음에도 회장과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신분상의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협박해 러브샷으로 술을 마시게 했다면 강제추행에 해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러브샷 동기가 성적 욕구보다는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고, 행위 내용도 비교적 가벼운 점 등에 비춰보면, 비록 피고인이 클럽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술을 마실 것을 협박해 죄질이 좋지 않고 자신의 범행을 부인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1심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구씨는 이번에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김황식 대법관)는 구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해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 성립한다”며 “이 경우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종업원에게 술을 마실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럽 회장과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신분상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협박한 뒤 팔을 감아 돌림으로써 얼굴이나 상체가 밀착돼 서로 포옹하는 것과 같은 신체접촉이 있는 러브샷을 한 것은 강제추행에 해당하고, 피해자들의 승낙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 “싫다는데 ‘러브샷’ 강요하면 강제추행”
벌금 300만원 선고한 원심 확정…“성적 자유 침해” 기사입력:2008-03-25 18: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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