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임신이 어렵다는 사정을 말하지 않고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친구들과 과음을 하고 늦게 귀가하며 가사를 소홀히 한 아내와 이런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고 화가 나면 폭행한 남편 중 혼인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을까.
A(여·34)씨와 B(38)씨는 2003년 11월 인터넷 동호회 모임에서 만나 사귀다가 이듬해 6월 결혼했다.
A씨는 2004년 3월 B씨의 청혼을 받았으나 한번 이혼한 경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결혼하는 것 자체를 반대해 망설이다가 B씨가 계속 결혼하자고 요청해 결혼하게 됐다.
그런데 A씨는 B씨를 만나기 전인 2002년 4월 하복통과 질출혈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우측난소낭종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적이 있어 임신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였으나 결혼할 당시 그 사실을 B씨에게 말하지 않았다.
한편 B씨는 매우 세심한 성격이어서 A씨의 모든 일에 간섭을 했고, 출근한 후에도 수시로 전화 해 A씨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늦게 받으면 퇴근한 후 그 내용을 확인 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언 을 하거도 했다.
반면 A씨는 평소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했는데, B씨가 자식을 빨리 가지기를 원하고 또 수시로 자신의 행동을 간섭하자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음을 하고 늦게 집에 들어오곤 해 부부싸움을 하기도 했다.
물론 A씨도 자식을 갖기 위해 2005년 3월 대학병원에서 오른쪽 나팔관 유착에 대한 수술을 받고, 그해 6월부터 12월까지 인공수정 시술을 4회 받았으나 모두 임신에 실패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간섭과 인공수정 실패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수시로 동생 집에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 과음을 하고 늦게 귀가하며 가사를 소홀히 했다. 이로 인해 B씨로부터 심한 질책을 듣기도 했으나 A씨는 생활 방식을 고치지 못했다.
그러던 중 A씨는 2006년 1월 시험관 시술을 통한 임신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상심이 커졌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말을 하지 않고 집을 나왔고, B씨의 전화도 받지 않다가 며칠 뒤 만취한 상태로 귀가했다.
결국 A씨는 B씨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고, 폭행을 당한 후 집을 나와 현재까지 별거를 하고 있다.
대구지법 가정지원 정용달 판사는 A씨와 B씨가 서로 상대방을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더 이상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난 만큼 이혼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혼인파탄 사유와 관련, 정 판사는 “원고가 결혼 전 임신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정을 피고에게 이야기를 해 이해를 구하지 않고, 또 임신이 어렵다는 것과 피고의 간섭에 의한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과음을 하고 늦게 집에 들어가는 등 가사를 소홀히 해 피고의 부당한 대우를 자초한 원고의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또 “피고도 자기중심적으로 생활하면서 임신이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원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원고의 행동을 간섭하고 화가 나면 폭행하는 등 원고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 피고의 잘못이 경합해 혼인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며 “따라서 혼인파탄에 대한 책임은 동등하다”고 판시했다.
과음에 가사 소홀한 아내 vs 폭행 남편…이혼책임?
정용달 판사 “혼인파탄 책임 동등…부부는 이혼해” 기사입력:2008-03-20 1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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