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무너져 초등생 사망했는데 책임자는 무죄

구회근 판사 “시멘트벽 무너지는 것 예상 쉽지 않아” 기사입력:2008-02-22 13:52:31
청소년 수련시설로 사용하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초등학생이 서바이벌게임을 하던 중 담장이 무너져 숨진 사건과 관련, 법원이 책임자인 청소년수련단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H청소년수련활동협의회 운영부장 허OO(36)씨는 2002년 10월부터 임차해 청소년 수련시설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예비군훈련장 시설점검 및 교육생 관리 등을 총괄해 왔다.

예비군훈련장 내에서 실시되는 청소년 수련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은 서바이벌게임 등이었는데 허씨는 프로그램 참가자가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훈련장 내에 있는 각개전투 교장에서 장애물 통과 프로그램을 비정기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런데 초등학생 A(12)군은 지난해 9월30일 일용직 교관의 지시에 따라 각개전투 훈련장에서 창틀진지를 통과하기 위해 창틀에 매달리는 순간 시멘트로 만들어진 창틀진지가 뒤로 넘어지며 A군을 덮쳤다.

이로 인해 A군은 두개골골절 등의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9일 뒤 뇌기능 정지로 사망하고 말았다.

이에 H청소년수련활동협의회 회장인 김OO(43)씨와 운영부장 허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구회근 판사는 김씨에게 무죄를 허씨에게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구 판사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협회 회장으로서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을 뿐 사고가 발생한 수련시설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업무를 담당하지 않고 있다”며 “또한 협회 회장에 불과한 김씨가 예비군훈련시설로 만들어진 시멘트 구조물이 청소년들의 수련과정에서 넘어지는 것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 허씨는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예비군 훈련시설 내에서 장애물 통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시설의 안전 여부를 점검하고 교육생들에게 안전장비를 착용하도록 해 사고에 대비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A군에게 별다른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과실이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 측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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