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을 일삼고 외도까지 한 남편과 그런 남편을 청부 살해하려 한 아내 중 누구에게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을까.
법원은 남편의 행위도 나쁘지만, 그렇더라도 남편을 살해하려 한 것은 살인교사로 혼인파탄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A(50)씨와 B(여·46)씨는 1986년 결혼해 20세의 큰딸과 10세의 둘째딸을 두고 있다.
그런데 A씨는 결혼 후 A씨에게 자주 돈을 요구했고, “돈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면서 폭행하기 일쑤였다.
한 번은 B씨가 동생 집에 놀러갔다가 새벽에 귀가한 적이 있는데, 그 때 A씨는 “어떤 놈이랑 자고 왔느냐”며 B씨를 화장실에 가두고 밖에서 못을 박아 나오지 못하게 한 적도 있다.
또 A씨는 B씨가 재산 목록을 밝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깃줄로 B씨의 손을 묶고 테이프를 입에 붙인 후 폭행하면서 흉기로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이렇게 B씨와 다툼이 있을 때마다 폭력을 행사했고 심지어 실신까지 시키기도 했으며, 가재도구를 부수는 등 폭력성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2005년 9월 김OO(여)씨와 외도를 하며 한달 가량 동거한 적도 있고, 호텔에서 김씨와 성관계를 하다가 B씨에게 들켜 간통죄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B씨에게 지속적으로 이혼을 요구했다. 급기야 2006년 7월에는 B씨가 이혼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흉기를 들어 “죽기겠다”고 위협하며 폭행을 가해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되기까지 했다.
A씨는 이로 인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석방된 A씨는 “당신 때문에 감옥 가서 고생하기 싫으니 집에 들어오지 말 것”이라는 내용의 종이를 아파트 현관문에 붙이기도 했다.
한편 B씨는 A씨가 자신과 자녀들에게 보복할 것을 두려워해 평소 알고 지내던 주OO씨에게 “남편을 살해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반병신이라고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며 2억원을 건넸다.
이에 주씨는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2006년 9월 13일 그의 뒤를 쫓은 뒤 흉기로 복부와 허벅지 등을 5회 찔렀으나, 다행히 A씨는 전치 4주의 상해에 그쳤다.
이로 인해 B씨는 구속돼 지난해 4월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상황이 이쯤 되자 부부사이의 관계는 회복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B씨는 A씨가 먼저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우려해 자신 소유의 건물에 대해 지인들에게 부탁해 허위로 3억 75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건물 임대료 또한 A씨에게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해 놓고도 불안을 느낀 B씨는 자신 소유의 토지와 건물을 지인에게 허위의 매매계약을 통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등기를 마쳐주기도 했다.
사건이 이지경이 됐으나, 그래도 A씨는 B씨가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자신에게 주고 자녀들과 생활할 여건을 마련해 주면 B씨를 용서하려고 했다.
하지만 B씨가 이 같이 허위로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임대료도 받지 못하도록 해 놓은 것을 알게 되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A씨는 “위자료 2억원 및 재산분할로 8억원을 지급하라”며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제3부(재판장 김익현 부장판사)는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0만원과 재산분할로 5억 8,000만원, 그리고 매달 양육비로 50만원을 지급하라”고 A씨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폭력이 심하고 외도를 했다고 해서 피고가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목숨을 빼앗으려 한 점, 허위의 내용으로 근저당권 및 가등기를 해주고 임대인들에게 임대료를 원고에게 주지 말 것을 통보해 원고와 자녀들이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한 점 등에서 혼인 파탄의 책임은 피고에게 있다”고 밝혔다.
폭력·외도 남편과 청부살인 아내 중 이혼책임은?
서울가정법원 “살인교사 아내에 혼인파탄 책임 있다” 기사입력:2008-02-21 1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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