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뒤 사우나서 사망…공무상재해 아니다

서울행정법원 “업무가 감내 못할 정도 과중하지 않아” 기사입력:2008-02-12 19:21:52
공무원이 밤샘 근무 뒤, 술을 마시고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하다 사망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강화경찰서 A지구대 순찰팀장으로 근무하던 김OO(53)씨는 지난해 1월 9일 아침 6시 30분경 강화군에 있는 한 찜질방 습식 사우나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러자 김씨의 아내인 강OO(49)씨는 “남편이 격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다.

강씨는 “남편이 사망 전날 약 14시간에 걸친 야간 근무를 한 직후 승진심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별다른 휴식 없이 곧장 승진심사 장소로 이동해 연이어 12시간 가량 승진심사 업무에 종사해 격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단은 “김씨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다.

그 이유로 승진심사 업무가 종료(오후 8시 30분)된 후 승진심사위원들은 모두 해산했는데, 김씨는 호프집에서 동료들과 맥주를 마셨고, 이어 동문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10시 20분경 노래방으로 갔으며, 모임을 마친 후 새벽 0시 30분경 찜질방으로 간 것을 꼽았다.

한편 김씨는 사망 당시 53세였으며, 키는 182cm에 몸무게는 73kg 정도였으며, 정기 건강검진 결과 간장질환과 관련된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모두 정상으로 나와 별다른 질환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

서울행정법원 제6부(재판장 전성수 부장판사)는 11일, 망인 김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지급청구 부결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공무원연금법의 유족보상금 지급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이라 함은 공무원이 공무집행중 이로 인해 발생한 질병으로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망인이 사망 전 야간 근무에 이어 곧바로 승진심사 업무에 투입되는 바람에 총 25시간 30분 가량 연속 업무를 수행한 점이 인정되지만, 망인의 업무 내용과 건강상태 등에 비춰 볼 때 야간 근무 및 승진심사 업무의 강도가 망인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중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망인이 업무 종료 후 귀가해 휴식하지 않은 채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이어 동문모임까지 참석해 밤늦게까지 어울렸던 점, 음주 후 사우나를 할 경우의 위험성 등을 고려하면 망인이 장기간 연속 업무를 수행했다고 해도 그로 인한 과로나 스트레스가 통상 감내할 정도를 벗어나 망인에게 혈관 질환 등을 발병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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