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노모 재산 둘러싼 딸들의 진흙탕 싸움

소홍철 판사 “어머니 재산 명의 이전한 등기 말소하라” 기사입력:2008-01-31 12:30:03
식물인간 상태로 정상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부동산을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등기 한 딸에게 법원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박OO(여, 73)씨는 2003년 11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2004년 1월부터 인천에 있는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이후 뇌경색 후유증으로 인한 사지마비 및 식물인간 상태가 지속됐다.

박씨를 간병하던 막내딸 이OO(45)씨는 2005년 9월 어머니의 인감도장과 등기권리증 등을 갖고 어머니 소유로 돼 있던 인천 숭의동에 있는 여인숙과 관동에 있는 2층 상가를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바꿔놨다.

그러자 박씨의 딸이자 이씨의 언니들은 어머니를 대신해 “어머니가 식물인간 상태에 있어 증여의 의사표시 등 정상적인 법률행위를 할 의사능력 및 행위능력이 없음에도 막내가 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한 서류를 위조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것인 만큼 원인무효로 말소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막내딸은 “어머니가 말을 알아들을 수 있고, 눈을 깜빡이는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으며, 법무사가 방문해 어머니의 증여 의사표시를 확인한 후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법 민사21단독 소홍철 판사는 박씨가 막내딸을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박씨는 식물인간 상태인 금치산자라 실제 소송은 법정대리인인 큰딸(53)을 통해 이뤄졌다.

소 판사는 판결문에서 “박씨는 의학적으로 혼수상태로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없고, 상태가 좋은 날에 다른 사람들의 말을 알아들으면 눈을 깜박이는 정도로 반응할 수 있을 뿐, 막내딸에게 건물을 증여하고 등기신청을 법무사에게 위임하는 법률행위를 할 정도의 의사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보여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인 만큼 말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씨는 뇌 세포 중 많은 부분이 죽어서 외부자극에 대해 좋고 싫음을 말하는 소극적인 표현은 가능하나, 판단 능력은 세살 어린이 수준도 안 될 정도로 정상적인 성인의 의식 상태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의학적으로 혼수상태로서 적극적으로 자기 재산을 처분하겠다는 의사표현을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한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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