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 도입 발표 이유로 입영연기 못해

부산지법 “대체복무 도입은 아직 국민적 공감대 형성 단계” 기사입력:2008-01-31 12:29:15
종교적 사유 등에 의한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영기일을 연기 받을 수 없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집총을 거부하는 특정종교를 가진 A(29)씨는 99년 징병검사결과 신체등급 1급 판정을 받고 현역병입영대상이 된 이후 대학과 대학원 재학, 국가고시 및 자격시험 응시 등을 사유로 입영을 연기 받아 오다가 지난해 입영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그러자 A씨는 “종교상의 이유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으므로, 정부가 2009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인 대체복무제도에 따라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입영기일을 1년 연기해 달라”고 입영기일연기신청을 냈다.

하지만 부산지방병무청이 “대체복무제도의 도입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므로 입영기일을 연기해 줄 수 없다”고 통지하자, 입영연기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 판결 선고 시까지 입영처분의 집행정지를 구하는 신청을 낸 사건.

부산지방법원 행정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A씨가 부산지방병무청을 상대로 낸 영업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국방부는 2007년 9월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관계 법령을 정비해 이르면 2009년 1월부터 종교적 사유 등에 의한 병역거부자에 대해 치매노인이나 중증장애인 수발, 전염병 감염이나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위험성 있는 분야에서의 근무 등의 방법으로 병역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종교상의 이유로 인한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은 아직 여론수렴 등을 통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의 단계에 있는 것에 불과해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될지, 도입된다면 언제부터 시행될지 여부가 확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뿐만 아니라 대체복무제도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대체복무 대상자의 선정기준이나 절차, 대체복무의 방법 등 제도의 내용에 관한 구체적인 입법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현재의 상황에서 신청인이 장차 도입될 제도에 따라 대체복무 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대체복무제도가 시행될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신청인에게 입영처분에 정해진 입영기일에 입영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하다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어 병역법 시행령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운 사람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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