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잘못으로 유공자 누락…50년 넘어 위자료

서울중앙지법, 망인 아들과 아내에게 각각 위자료 1천만원씩 기사입력:2008-01-25 14:11:40
의병제대하기 전에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군인이 병적관리 공무원의 잘못으로 의병제대 한 것으로 기록해 국가유공자에서 누락된 유족이 50년이 넘어 국가로부터 위자료를 받게 됐다.

1953년 6월 육군에 입대해 복무하다가 의병제대를 앞두고 있었던 박OO씨는 54년 5월 9일 제대 신고를 하기 위해 열차를 타고 원주로 가다가 충북 단양에 있는 매포터널에서 추락해 숨졌다.

그런데 병적을 관리하던 공무원은 병적 증명서에 박씨가 5월 15일 의병제대한 것으로 잘못 기재했다.

수 십 년이 지난 2001년 5월 박씨의 아내 이OO씨는 남편이 제대하기 전에 사망했다며 서울남부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유족등록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이씨는 서울행정법원에 국가유공자 유족등록 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항소해 결국 2004년 10월 국가유공자가 맞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국가보훈처는 이후 이씨에게 2001년 5월부터 2004년 11월까지 유족보상금을 소급해 지급했으며, 2004년 11월 이후 매월 유족보상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그 뒤 이씨는 “공무원이 병적기록을 잘못 기재 및 관리하는 바람에 재산상,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제42민사부(재판장 박기주 부장판사)는 “국가는 망인의 아들과 아내에게 각각 1,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병적관리 공무원이 망인의 병적을 잘못 기재 및 관리해 유족이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하지 못했고, 미등록 기간동안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유족보상금 및 각종 의료보호, 취업보호, 교육보호 등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면, 국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유족들이 국가유공자유족으로 등록되지 못한 기간에 유족으로서 가질 수 있었던 명예감과 자부심을 갖지 못했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이를 금전으로 위로할 의무가 있다”며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대우받지 못한 기간, 유족보상금 이외의 여러 가지 혜택 등을 종합하면 위자료는 각각 1,0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밝혔다.

그러나 이씨는 수 십 년간 유족보상금과 의료보호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국가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국가재정법 제96조는 5년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2007년 3월부터 5년 전인 2002년 3월 이전에 발생한 재산상 손해는 모두 시효가 완성돼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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