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아들 도로변에 버린 비정한 아버지 중형

박찬석 판사, 검찰의 살해 가능성 공소사실 반영 기사입력:2008-01-17 10:09:56
겨우 세 살배기 어린 아들이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도로변에 내다버린 30대 비정한 아버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부인과 이혼해 아들을 혼자 기르던 정OO(39)씨는 지난해 2월 “아들을 길거리에서 잃어버렸다”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이는 실제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시점에서 4개월이나 지난 뒤였다.

정씨가 뒤늦게 신고한 것은 설날 부모님 댁에 혼자 갔다가 아이가 없어진 사실을 가족들이 알게 돼 어쩔 수 없이 신고한 것이었다.

때문에 수사기관은 당연히 아이를 살해 후 유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고, 이를 수상하게 여겨 정씨를 추궁했다.

그러자 정씨는 “2006년 10월 24일 오후 10시경 성남시 서울공항 맞은편 도로를 지나고 있었는데 아이가 큰소리로 울며 보채고,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아 화가 나 아이를 도로변에 내려놓고 가버렸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정씨는 또 검찰조사에서 “아들을 잃어버린 후 엄한 아버지에게 혼날 것이 무서워 말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살해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정씨의 진술이 거짓으로 일관된 검사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11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정씨를 구속했으나, 이후 살해 혐의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아이를 유기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만 기소하면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법원도 정씨가 아들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상당부분 받아들여, 아동 유기죄의 경우 통상 집행유예를 선고하던 전례를 깨고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5단독 박찬석 판사는 지난 9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유기)로 구속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아들이 없어진 것을 알고도 즉시 또는 다음날 신고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수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4개월 가량 숨기다가 가족들이 알게 돼 어쩔 수 없이 신고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아들을 차량에서 잠깐 내려놓으려 했다는 진술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범행 경위, 당시 상황이나 피고인의 구체적인 행위, 범행 후 정황, 그리고 현재까지 아이의 행방을 확인할 수 없는 점, 피고인의 각종 변명들이 전혀 납득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실제로 아들을 살해하거나 아니면 과실로 치사한 후 사체를 유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밝혀 검찰의 공소사실을 형량에 반영했음을 나타냈다.

박 판사는 다만 “의심이 든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살인죄나 과실치사죄에 준해 처벌해서는 안 되고, 피고인이 뉘늦게나마 반성하는 점, 피해자의 조부모 등 가족들이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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